지난 14일 오후 9시쯤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김모씨(60)는 몸이 불편해 보이는 40대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그러자 여성의 남편 이모씨(50)는 "왜 남의 아내에게 자리를 양보하느냐"며 김씨를 폭행했다.
이날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팔짱을 낀 채 피해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며 "결국 가해자는 귀가 조치됐다"고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다.
부산 동래경찰서 청문감사실은 사실을 확인한 뒤 피해를 입은 김씨의 진술에 귀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경찰관에게 교양 교육 명령을 내렸다.
부산 동래경찰서 청문감사실 관계자는 19일 "경찰관의 태도가 잘못된 것은 맞지만 당시 아무런 조치 없이 귀가시켰다는 것은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경찰관은 출동했을 때 이미 싸움이 끝난 상태였고 현행범 체포가 불가능했다"며 "경찰관은 사건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김씨와 이씨의 언성이 높아져 팔짱을 낀 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경찰관은 "당시 이씨는 김씨가 자신의 아내를 성추행했다고 윽박지르며 임의동행을 거부했다"며 "일단 이씨와 김씨의 인적사항, 참고인 진술 등을 기록한 뒤 귀가시킨 것"이라고 청문감사실에 설명했다.
동래경찰서는 김씨를 때린 이씨가 20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측은 "이씨는 법대로 처리될 것"이라면서도 "해당 경찰관의 무성의한 태도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사건 처리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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