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은 소녀시대를 필두로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을 앞세워 K-POP의 글로벌화를 주도하면서 증시에서 승승장구를 거듭 중이다. 에스엠의 최대주주 이수만 회장은 단숨에 1000억원대 주식 부자로 등극했고, 에스엠에 베팅한 투자자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고마워, 소녀시대"를 외칠만하다.
최근에는 소녀시대의 광팬임을 자처한 한 삼촌 팬이 소녀시대를 믿고 에스엠에 투자한 지 3년 만에 무려 2791%의 수익률을 거뒀다는 사실을 인증 샷과 함께 공개해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깜짝 수익률도 수익률이지만 단타 투자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3년이나 참고 기다렸다는 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사실 920원에 에스엠 주식을 매수했고, 현재 주가가 2만7000원대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그동안 숱한 차익실현의 유혹을 느꼈을 법 한데도 삼촌팬은 참고 또 참았음이 쉬 짐작이 가능하다. 소녀시대를 너무 좋아했기에 장기전을 벌였고, 결국 대박으로 돌아왔다.
월가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피터 린치의 "잘 아는 주식에 투자하고, 그 주식을 깊이 연구하면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교훈과도 그의 투자법은 일치한다.
그가 에스엠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잘 몰라도 소녀시대만큼은 너무 잘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소녀시대를 생각하며 투자했다"고 자신 있게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 명쾌한 투자법이지만 다른 투자자들도 한 번 음미해 볼 법하다. 마음이 가는 기업의 미래를 믿고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원하는 것 이상의 수익률을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일회성 투자 대상이 아니라 한 기업의 팬으로서 접근해보면 어떨까. 열광하는 대상이 작은 잘못을 했거나 일시적으로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믿음을 버리지 않는 게 팬이다.
프로야구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성적이 나빠도 성적이 향상되기를 바랄 뿐, 다른 팀을 응원하지는 않는다. 하위 팀이 숱한 시련을 딛고 우승을 하면 그 팀을 지지하고 응원한 팬의 기쁨은 몇 배로 커진다.
지금은 잘 나가는 에스엠도 한 때는 주가가 바닥을 기었다. 그때 실망하고 에스엠을 버렸다면, 삼촌 팬이 맛보는 지금의 달콤함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자신만의 '소녀시대'를 골라 믿고 투자하고, 투자한 뒤에는 변함없는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자. 투자 필살기가 뭐 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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