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도 사랑하는 ETF...내 PB는 왜 안 권할까?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1.07.14 14:59

[ETF 전성시대]미국, 글로벌 시장 70% 차지..국내선 수수료 낮아 PB들 외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투자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특정 종목보다는 지수기반 상품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수기반 펀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은 국내외서 성장 일로다.

그러나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에 비해 국내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ETF를 장기투자처로 육성하기 위한 성장 환경 조성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글로벌 ETF시장의 순자산총액 규모는 무려 1조6368억달러(1732조원)에 달한다. 전년 말 대비 10.4%나 늘어난 금액이다.

글로벌 ETF 시장 증가추이(자료 : 한국거래소)
글로벌 ETF시장은 지난 1999년 416억달러로 전년 대비 136.4%의 성장을 기록한 이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불거졌던 2008년(-9.3%)을 제외하고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왔다.

미국이 1조1160억달러로 전체의 68.2%를 점유하고 있으며 독일(1250억달러), 영국(1045억달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국내 ETF시장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 비하면 그 규모가 미미하다. 한국의 시장 규모는 72억달러. 점유율 0.4%로 12위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일본과 홍콩은 물론 중국에도 뒤져 4위다.

국가별 ETF자산 순위(자료 : 한국거래소)
ETF운용사 리스트에도 국내 운용사들은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블랙록자산운용 계열 아이쉐어스(39.7%)와 스테이트스트리트(16.1%), 뱅가드(10.9%) 등 3대 펀드가 67% 가량을 점유한 가운데 국내서는 삼성자산운용이 36위(0.2%), 미래에셋맵스가 58위(0.1%)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시장에서 ETF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시장과 다른 수수료율 때문이다. 한국시장에서는 계약건별로 수수료가 발생한다. PB들의 입장에서는 한번 투자하면 오래도록 신규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ETF가 반가울리 없다.

반면 계약건수가 아닌 총 운용자산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매기는 선진국 시장에서는 장기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ETF가 상대적으로 더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선진국 시장에서 ETF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책적 배경이 완성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내 시장서는 PB나 브로커들이 건별 수수료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은행 자금의 ETF유입이 막히는 등 시장 저해 요소가 적잖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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