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눈이 둘이다

머니투데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2011.07.14 12:10

[CEO에세이]"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싶지만 CEO는 눈이 둘이다. 즉 연관(聯關)분석가다. 연관이란 여러 가지 사실과 정보들이 일정한 관계에 따라 결합하여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는 일이다.

기업이란 그런 연관관계로 얽힌 법인(法人)이다. 법인이란 법으로 인정된 인간, 즉 생명체라는 뜻이다.

따라서 발바닥에 못이 박히면 그것은 발바닥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온 몸이 고통을 체득하고 반응한다. 생명체란 유기체다. 그러므로 기업의 모든 문제는 그 부분의 문제가 아니고 전체의 문제로 풀어가는 게 옳다.

현대기업은 서양의 산물이지만 치유는 동양의 지혜를 깊이 천착(穿鑿)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기업의 중심인물이 CEO다. 따라서 CEO는 눈이 둘이어야 한다. 애꾸는 원근을 분간 못한다. 애꾸는 시간적으로는 장·단기 계획을 분별하지 못한다. 공간적으로도 대내문제인지 외부환경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대처도 애매하게 될 수밖에 없다.

두 눈을 부릅뜨고서야 원근과 완급을 가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대처할 수 있다.

◇애꾸는 원근을 분간 못해

아예 애꾸는 장님보다 못하다. 장님은 장님임을 자인한다. 때문에 자기 부족함과 겸손을 디디고 다른 정보체계를 가동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확성을 애꾸보다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의 경우 상당수의 CEO가 애꾸다.

처음부터 재무관리로 입사하면 CEO가 될 때까지 그 분야에만 종사한다. A사 경리과장, B사 경리상무, 요행스레 C사에서 대망의 CEO에 오른다. 그 CEO는 재무관리밖에 모른다. 생산, 마케팅, 인사 등 경영의 제반기능과 관계를 전체로 보는 눈이 부족하다. 그것이 애꾸라는 말이다.

적어도 CEO가 되기 위해서는 재무관리와 마케팅, 마케팅과 생산을 연관해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다 또 단기성과에 눈이 멀어 그나마 있는 한쪽 눈조차 감아버린다. 그러니 대세를 놓치는 경우가 흔한 일이 되고 있다.


CEO는 두 눈으로 현상을 보라는 조물주의 함의를 따라야 한다. 또 귀도 둘이다. 귀가 둘인 것은 양쪽의 말을 모두 들으라는 뜻이다. 한쪽 말만 들어서는 안된다. 반대하거나 침묵하는 다수(Silent Majority)의 소리없는 함성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조물주의 함의(含意)를 따라야

콧구멍은 2개다. 냄새를 맡고 숨을 쉰다. CEO의 코는 돈벌이를 늘 맡아야 하고 새 바람을 넣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부패한 곳을 맡아내서 제거해야 한다.

입은 먹고 말한다. CEO의 입은 기업에 자양분이 될 만한 각종 물적돚인적돚지적가치를 먹어서 성장하는 출발점이다. 그런데 하나의 입은 먹고 말하는 기능, 둘이다. 그러므로 말은 2분의1만 하라는 뜻이다.(이해익 저 `한국 CEO의 조건돴에서)

21세기 한국의 CEO는 더욱 절실하게 '두 눈'을 요구받고 있다. 첫째, '공돌이' CEO역과 '상돌이' CEO역을 모두 해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미국표준'(AS·American Standard)은 물론 '중국표준'(CS·Chinese Standard)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CEO의 눈이 필요하다.

셋째, 바이어는 물론 협력회사, 즉 대리점이나 납품기업을 만족시킬 수 있는 눈이 긴요하다. '동반성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과목이다. 한 마디로 CEO는 이제 양과 품질의 경영을 뛰어넘어 '한국만의 문화경영'을 창조해야 한다. 자동차는 이제 '양'과 '품질'로만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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