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평창유치' 부담 어땠기에...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11.07.12 08:38

평창유치 뒷얘기, 가족과 함께 엘리베이터 속 남몰래 흘린 눈물..직원 환대속 출근

이건희 삼성 회장(IOC 위원)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유치활동을 마친 후 1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며 환영나온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11일 오전 8시15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1층 로비는 이건희 회장이 들어서자 큰 박수와 함성이 메아리쳤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후 첫 출근하는 그를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CEO),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 등을 비롯해 700여명의 임직원들이 맞은 것.

"고맙다." 직원 대표에게서 꽃다발을 받아 든 후 이 회장이 건넨 인사는 한동안 되풀이됐다. 그는 '쉼 없는 열정, 끊임없는 도전의 결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면서 옆에 선 여직원에게 다시 "고맙다"고 했다.

42층 집무실로 향하면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근래 찾아보기 힘든 '여유' 였다.

이 회장은 2009년말 특별사면 이후 1년 6개월여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역할을 접고,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그다. 하지만 사면을 평창 유치 특명으로 받아들인 그는 70세의 나이에도 11차례에 걸쳐 170여일 지구 5바퀴를 도는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았다.

곁을 지키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도 기회가 닿을 때 마다 IOC 위원 부인들에게 일일이 평창지지를 부탁하는 등 내조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IOC에서 영향력이 있는 이 회장의 운신이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그의 입출국이 번번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에 나선 국가의 IOC 위원 등의 크레임을 받은 게 일례다.


급기야 유치활동 막바지에 해외출장 행선지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까지 하게 됐다. 앞서 2차례 좌절로 인해 이번 남아공 더반의 IOC 총회가 사실상 평창의 마지막 기회로 간주된 것도 그에게는 또 다른 압박이었다.

이 회장은 평창의 숙원이 풀린 7일 새벽 더반 숙소의 엘리베이터에 가족과 오르면서 그간 참았던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동행하던 부인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두 딸은 감정이 북받친 듯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유치위 관계자는 "한국 최고 기업 총수의 가족들이 남몰래 감정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서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8일 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더반 총회 당시 심경에 대해 "됐다. 해냈구나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잠시의 휴식을 끝낸 이 회장은 이날 삼성 회장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간 자신을 따라 준 직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한 이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삼성을 새롭게 다지는 일이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