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다 지어도 모델하우스 존치? "분양가만 상승"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1.07.11 16:33

[이슈점검]전문가·업계 "연간 수십억 투입해야, 효과 적다"

아파트 입주후 1년 또는 입주예정자 과반수 입주때까지 모델하우스를 존치하도록 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의원입법 발의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델하우스는 부지임대료, 인건비 등 연간 수십억원의 운영비가 소요되는 만큼 통상 아파트 계약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철거한다. 하지만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건설사들은 아파트 계약률과 관계없이 분양 후 최소 3∼4년 이상 의무적으로 모델하우스를 운영해야 해 비용 증가, 분양가 상승 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모델하우스 존치하면 마감재 갈등 사라질까=박대해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8일 모델하우스 존치기간을 입주일로부터 1년이 되는 날 또는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한 날까지로 하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아파트 공사가 완료되더라도 입주 후 1년이나 입주예정자의 절반 이상이 입주할 때까지 모델하우스를 유지하도록 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실효성보다는 비용 증가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없음.
현행 건축법은 견본주택 존치기간을 2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데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 전에 모델하우스를 폐쇄·철거해 실제 마감자재 비교가 쉽지 않다는 게 개정안 제안 이유다.

박 의원은 "일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지을 때 모델하우스보다 질이 낮은 마감자재를 사용해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며 "모델하우스 존치 기간을 연장하면 모델하우스와 실제 입주아파트 마감자재 비교가 수월해져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법안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델하우스를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양책자를 장기간 보관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 입주자 카페 등에 마감재 사진, 모델명 등 증거를 남기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법안 취지는 이해하지만 IT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모델하우스 운영 비용 증가분은 표준형건축비를 산정할 때 반영하면 돼 건설사 입장에선 큰 부담이 없다"며 "하지만 비용 증가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운영비용 수십억 증가…분양가 상승 불가피"=건설업계도 이번 발의안이 효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에서 모델하우스를 1년간 유지하는데 10억∼20억원 정도 필요한 만큼 사업비 증가,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형건설사인 A사 관계자는 "부지임대료, 전기세, 관리비,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서울 강북지역은 10억원, 강남은 20억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입주후 1년까지 모델하우스를 운영해야 한다면 평균 30억∼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도심내 모델하우스 부지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를 3∼4년간 운영할 경우 더 이상 빌려 쓸 토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번 발의안이 시행될 경우 모델하우스 지을 곳이 없어서 사업을 제때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요즘 아파트 계약자들은 계약 전에 분양책자, 사진촬영 등을 통해 모델하우스 마감재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구축한다"며 "단순히 마감재를 비교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 모델하우스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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