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최고의 보안 대책은 '사람'

머니투데이 이동범 지니네트웍스㈜ 대표 | 2011.07.08 08:11
체력과 체질은 건강의 척도다. 체력은 질병이나 추위에도 잘 견뎌내는 능력이고, 체질은 개개인들이 가진 몸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체력과 체질을 가진 사람은 강한 면역력을 지녔기 때문에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혹시 질병에 걸리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회복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하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보약을 먹기도 하는 것이다.

사이버보안분야에서의 체력과 체질 또한 기업 및 국가의 건강을 좌우하는 특성이 된다.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우리의 보안건강을 위협하는 사이버테러의 발생빈도는 점점 잦아진다. 이로 인한 피해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해도 3.4디도스(DDoS)사건, 금융권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전산망 장애 등 각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요즘 잠잠해졌다고 해도 내·외부를 둘러싼 공격은 여전히 존재하며, 지능적·복합적·전면적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사이버 공격에 대한 신속한 사전·사후대응의 중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초고속망 확산과 스마트폰 사용 확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성화 등으로 보안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병원 신에 자주 등장하는 "너무 늦었습니다"라는 대사를 듣지 않으려면 본질적인 체력과 체질을 강화해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시스템 도입과 전문가 영입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을 보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보안사고로 인해 사람들의 보안인식은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다. 비용 때문에 보안대책을 소홀히 하는 것이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이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보호 인프라 구축이 능사는 아니다. 솔루션 도입은 보안체력과 체질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필요한 것은 내부에 대한 보안관리와 평가다. 우리 조직과 국가사회에 커다란 위해를 가하는 보안공격에 대해 얼마만큼의 내구성을 가졌는지 평가하는 작업이다. 건강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처럼, 우리 조직이 규정·규제들을 얼마나 잘 준수하는지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보안에 대한 투자를 했다 할지라도 내부인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 사람의 실수로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 사람이야말로 제일 기본이지만 가장 지켜지지 않고 쉽게 간과되는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조직의 보안체력과 체질을 강화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는 바로 '사람'이다. 거의 대부분 보안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조직의 보안관리자와 내부 임직원은 많은 위험과 유혹에 노출돼 있으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보안사고의 원인이 되어 있기도 하다. 올바른 정보보호 습관을 생활화하고, 보안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은 조직 내부에서 먼저 시작돼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총체적인 위기관리와 보안은 모두 CEO의 몫이다. 모든 정보보호 활동은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 없이는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 그동안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에 소홀했을지라도 보안을 기업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조명하고 기업의 정보보호 활동과 관련 교육을 강화해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보안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돈을 맡기고 싶어하는 고객은 없다. 정보보호 인프라 구축, 상시적인 평가와 보완, 보안의식 고취를 통해 강력한 정보기술(IT) 위협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체력과 체질로 개선해 나가도록 하자. 보안에 대한 투자야말로 기업의 생존과 고객만족, 수익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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