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땅값 500억원 싸게 해 준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1.07.06 16:38

경기도시공사, 분양용지보다 비싸게 공급했던 임대용지 가격 30%나 낮춰

지난 2007년 공급가격이 1672억원였던 광교신도시 임대주택용지가 514억원 인하된 1158억원에 재공급돼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공급주체인 지방 공기업이 "계약조건이 바뀜에 따라 가격을 내려달라"는 기존 계약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계약을 해지하자마자 가격을 30% 가까이 내린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는 지난달 중순 광교신도시내 공공임대아파트 446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용지를 1158억원에 매각하는 공고를 냈다. 이 용지는 지난 2007년 5월 1672억원에 공급돼 31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 속에 L사가 당첨받은 땅이다.

당시 3.3㎡당 공급가격은 765만원(용적률 기준)으로 가장 싸게 공급됐던 분양주택용지 A31블록 439만원보다 326만원 비싸다. 가장 비쌌던 A8블록(3.3㎡당 631만원)보다도 3.3㎡당 134만원이나 높은 가격이다.


임대주택은 집없는 서민들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 주변 분양주택보다 20~30% 싸게 공급하는 주택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2007년 분양 당시 부동산경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여서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용지 확보전은 치열했다.

문제는 계약 직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L사는 공급가격이 너무 높다며 수차례 재감정평가를 요청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임대주택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토지가격 조정을 권고했지만 경기도시공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게 L사의 설명이다.

L사는 3년이 지나 사업을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2010년 2월 사업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경기도시공사는 개발계획 변경을 이유로 사업승인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게 L사의 주장이다.

2010년 3월 경기도시공사는 수원북부순환민자도로와 광교신도시를 연결할 램프 설치를 이유로 해당 용지의 토지사용을 제한하며 남측 건축 한계선을 30m나 제한하는 계발계획변경을 통지했다.


건축 한계선 제한으로 토지 면적이 13% 이상 줄어들고 사업여건이 악화되자 L사는 사업추진이 불가하다며 경기도시공사에 계약 합의해지를 요구했다.

권익위도 램프신설로 주거환경이 열악해지고 조망권이 악화되는 등 토지가치가 하락해 계약조건에 맞는 사업추진이 어려워진 만큼 합의해지를 수용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경기도시공사는 2010년 5월 잔금미납을 이유로 계약금 167억을 환수하고 토지매매계약을 해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중순 경기도시공사는 토지가격을 514억원이나 낮춘 1158억원에 이 용지를 재공급했다.

L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계약조건 변경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를 감안해 공급조건 변경과 계약 합의해지를 요구해 왔다"며 "그나마 신규분양 상황이 가장 좋은 광교신도시 땅이 재감정을 했더라도 큰 폭으로 가격을 내린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는 "L사가 최초 공급조건을 인지하고 입찰에 참여한 것 아니냐"며 계약조건 변경은 특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정평가액이 다른 역시 "평가 시점 차이도 있고 경기 상황이 다른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만약 L사에 땅값 인하 등의 계약조건 변경을 용인했다면 다른 용지를 분양받은 업체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초 공급 당시 임대주택용지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음에도 공급을 강행했던 경기도시공사가 계약 해지 후 514억의 손실을 보면서까지 가격을 낮춘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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