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에 투자했어야 했는데..."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11.07.05 14:55

[최명용의 씨크릿머니]

론스타의 '먹튀' 논란으로 금융 시장이 시끄럽다. 론스타는 최근 외환은행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금을 받아 챙겼다. 외환은행을 껍데기로 만들고 론스타 주주들만 배를 불리게 됐다며 소위 '먹튀'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한 것은 2003년 8월이다. 1조3833억원에 지분 51.05%를 사들였고 2006년에 추가로 코메르츠방크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분 14.1%를 추가로 매입했다. 총 투자 금액은 2조1548억원 규모다.

지분 13.6%를 매각해 1조1928억원을 회수했고 이번 5000억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배당금으로만 1조7099억원을 챙겼다. 여전히 남아 있는 지분은 51.2%수준이고 이는 하나금융에 4조6888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이번 고배당으로 매각 대금을 재조정한다고 하지만 4조원대 추가 이익은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하이닉스 매각이 성공하면 추가로 배당을 챙겨갈 수도 있다.

'먹튀' 논란을 뒤로 잠시 접어 두고 론스타의 수익률을 생각해보자. 올해 안에 외환은행 매각이 마무리된다면 8년6개월 만에 단순수익률 252%, 연 수익률 29.7%를 기록하게 된다. 그동안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얻게 되는 환차익이나 부동산 투자 등 다른 투자활동은 별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만한 투자처가 또 어디 있겠는가. 진작에 론스타에 투자했어야 했다.

론스타는 8개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25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주로 투자를 했고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 시장에도 투자를 했다. 본사는 텍사스에 위치해 있다.


론스타에 투자한 주주들은 누구일까. 실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연기금과 정부(국부펀드로 추정), 펀드 오브 펀드 등이다. 일부 가족형 신탁(패밀리 트러스트)와 개인의 자금도 투자 받았다. 이들이 지금 '꽃놀이패'를 쥐고 외환은행 매각을 바라보고 있는 투자자들이다.

론스타의 '먹튀'는 아쉽고 배 아프다. 하지만 불평만 내뱉을 때가 아니다.

한국에도 한국형 헤지펀드가 도입된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헤지펀드 도입을 위해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헤지펀드를 준비하는 금융사들은 투자자를 찾는 게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연기금은 고압적인 자세로 고작해야 3년, 그것도 정해진 투자처를 미리 확정지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론스타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8년을 기다렸다. 미국 헤지펀드들은 대부분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감안해 운용 플랜을 짠다고 한다.

8년 뒤 한국형 헤지펀드에서 '스타'가 탄생했을 때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부터 투자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는 장기 투자자들이 아쉬운 이유다. 더욱이 그리스 재정 위기나 일본의 장기 불황 등 헤지펀드가 뛰어들 시장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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