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에 특허침해 추가제소, 자신감 어디서?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오동희 기자 | 2011.07.01 06:00

삼성, 특허·디자인·제조기술 경쟁력으로 강하게 밀어붙여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제소전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애플을 또다시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해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간) 애플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의 미국 수입을 막아달라고 ITC에 제소했다.

삼성전자는 ITC에 제출한 소장에서 애플이 5건의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강력한 제소에 나선 것은 특허, 디자인, 제조기술 등 제반 분야의 경쟁력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독창적인 애플?…늘 모방 논란에 휩싸이는 애플!

애플은 납품관계를 감안해 삼성이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고 삼성을 '카피캣'(Copycat·흉내쟁이)으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2006년 이건희 회장의 밀라노선언(디자인경영) 이후 삼성은 달라졌다. 그룹 차원의 디자인경영 전략으로 현재까지 'iF' 'IDEA' '레드닷'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삼성이 디자인상을 60여 차례 받는 동안 애플의 수상건수는 절반에도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 측면에서 혁신적이라고 평가받지만 애플이 100% 독창적으로 이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차례 피카소를 예로 들며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면서 "우리는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팟'과 '아이폰' 등은 출시 당시부터 모방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팟'은 독일 브라운의 디자인 콘셉트를, '아이폰'의 배열이나 베젤 등 외관은 LG전자 '프라다폰'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발표한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 역시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비스를 흉내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초 공개한 차세대 '아이폰' 운영체제 'iOS5'의 알림창을 두고는 미국 MSNBC가 "안드로이드 알림을 보는 듯한 '데자뷔'(이미본 것, Deja-vu)"라고 평했을 정도다.

◇애플이 특허전쟁에서 이긴다?

휴대폰업계에선 애플이 왜 특허소송을 벌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은 89년 휴대전화사업에 진출한 후 연간 2억대를 생산하는 세계 2위 휴대폰업체로 부상했고 휴대폰 관련 수상기록만 180건이 넘는다.


 특허도 마찬가지다. 2009년 미국에서 3611건의 특허를 등록하며 IBM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같은해 289건을 등록해 삼성의 10분의1에도 못미쳤다.

 지난해에는 삼성이 4551건으로 2위를 기록했고 애플은 563건으로 46위에 머물렀다. 애플은 10만건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특허를 피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앞서 애플은 노키아와 진행한 특허소송에서도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노키아의 특허에 밀려 애플이 최대 9억달러를 합의금으로 건네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애플이 삼성부품을 안쓰겠다고?

최근 애플이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대신 대만 TSMC로 구매처를 옮길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압박하기 위해 흘리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고객다변화로 가능성이 있는 얘기지만 삼성전자 물량을 완전히 빼고 TSMC에 모두 맡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2005년 파운드리사업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애플의 차세대 AP인 A4, A5 등을 잇따라 위탁생산하고 현재 TSMC에 앞서 28나노공정까지 개발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을 따라갈 기업은 거의 없다. 애플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구매선을 바꾼다면 삼성전자에 섭섭함을 전할 수는 있겠지만 대신 가격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왜 ITC 제소를 피했을까?

최근 정보기술(IT)기업들은 분쟁시 준사법기관인 ITC에 제소한다. 연방법원의 특허소송이 길게는 수년에서 10여년이 걸리지만 ITC는 신속히 결론을 내리는 데다 미국 내 제품 수입금지 권한을 갖고 있어 실효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첫 소송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을 막을 수 있는 ITC를 택하지 않은 것도 승리 자체를 염두에 뒀다기보다 삼성전자의 시장확대를 막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
  5. 5 월급 그대론데 지갑 빵빵해졌다?…평택 '이 동네' 함박웃음 짓는 이유[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