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시적 변동 VS 구조적 변화

머니투데이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2011.07.01 08:11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
최근 부동산시장은 '수도권 침체 - 지방 호황'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매매시장은 약세고 전세시장은 끝을 모르는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과거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난 현상과 확연히 다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패턴으로는 시장을 해석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현 시점에서 최근 시장 변화를 일시적 변동으로 판단하느냐, 구조적 변화로 판단하느냐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에 따라 정책당국과 시장참여자 모두의 의사결정은 달라져야 한다.

주택시장은 점유형태 관점에서 보면 매매시장과 임대차시장, 공급형태 및 경과연수로 분류하면 신규주택시장과 기존주택시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여기에 더해 지역별로 하부시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장이다.

과거에는 이렇게 세분화되고 복합적인 시장이 단일한 흐름을 보여왔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매매가격도 상승하고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이면 기존주택 가격도 상승했다. 수도권 시장이 들썩이면 몇 개월 후 지방시장이 따라 움직였다. 침체기를 겪을 때도 시차가 존재했지만 세부시장들은 동일한 방향성을 보였다.

그렇다면 최근은 어떠한가. 매매시장 내부를 들여다보자. 1980년대 후반을 정점으로 변동성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상승폭은 줄고 상승기간 역시 짧아지고 있다. 하락폭도 과거에 비해 적고 기간도 짧아졌다.

즉 과거와 같은 급격한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가능성이 줄고 있는 것이다. 매매시장과 임차시장의 관계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간 선후행성 차이는 존재했지만 시차를 두고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시장은 전세가격 상승에도 매매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수도권 시장은 매매가격 대비 낮은 전세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임대료로 발생하는 수익보다 향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반영된 가격이다.


시세차익 기대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전세가격 상승만으로 매매가격을 견인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매매와 전세의 관계 변화에 따라 임대차시장도 함께 변하고 있다. 전세는 감소하고 보증부 월세는 증가하는 것이다. 임대인 입장에서 전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인 월세를 통해 낮아진 시세차익에 대한 감소분을 충당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시장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방향성이 달라졌다. 2005년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전국적 움직임은 약화되고 지역별로 주택경기 흐름이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택보급률도 2008년에 전국적으로 100%를 넘어섰다. 이는 전국적 수급보다 국지적 수급상황에 따라 주택경기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전국적·총량적 주택 부족이 일정부분 해소되면서 신규주택 공급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50만가구를 넘던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08년 이후에는 40만가구를 밑돌고 있다. 이는 신규주택 중심으로 형성됐던 우리 주택시장 축이 기존주택으로 옮겨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주택시장의 동시다발적이며 다각적인 변화를 단순한 일시적 변동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우며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정부는 총량적 부족 및 급격한 주택가격 급등기에 수립한 현재 주택정책의 일부 조정만으로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참여자들도 앞으로의 가격 상승은 국지적·상품별로 나타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최근 지방시장이 호황을 누리지만 전반적인 분양률은 여전히 수도권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앞으로 시장이 개별 상품성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제는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더욱 현명해져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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