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훈 CJ대표 "자금력 충분, '승자의 저주'없다"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1.06.29 14:04

(상보)"GLS 유상증자 문제없어… 대한통운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CJ그룹의 물류사업을 2020년까지 20조원 규모로 키워 '글로벌 7대' 전문 물류기업으로 육성할 겁니다. '승자의 저주'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가당치도 않습니다."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의 이관훈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승전보를 울린 지 하루만이다. 이날 이 대표와 함께 배석한 5명의 그룹 주요 임원들은 승리의 기쁨에 희색이 만연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날 긴급히 열린 간담회는 시장에서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는 것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포석이 더 컸다. 기자간담회에 이어 바로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기업설명회(IR)을 연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실제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일면서 CJ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이틀째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일 7.58% 급락했던 CJ제일제당은 이날 6.4% 추가 하락했다.

임원진들은 "입찰 마지막 부분에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 가격이 다소 상승한 부분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수 후 확보할 수 있는 시너지의 가치를 고려하면 무리한 가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선 시장이 의문시 하고 있는 자금 조달 방법과 대한통운 구조조정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인수 자금과 관련 이 대표는 "CJ제일제당은 보유 현금과 삼성생명 주식의 유동화로 자금조달이 충분하며 CJ GLS는 CJ를 대상으로 한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타 자금은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의 자금력에는 문제를 삼고 있지 않지만 CJ GLS에 대해선 여전히 1조1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의문시 하고 있다. 특히 CJ GLS의 유상증자 방안과 관련 지분 24%를 보유한 3대주주인 신한프라이빗에퀴티(PE) 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CJ 성용준 재무팀장(상무)은 이에 대해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해 나갈 것"이라며 "극단적인 경우 신한PE의 지분을 다시 CJ가 사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대한통운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대한통운 노조의 반발과 우려를 불식시켰다. 아울러 현재까지 물류계열사인 CJ GLS와의 합병 계획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두 회사가 영역도 거의 겹치지 않는다"며 "대한통운의 우수한 인력을 통해 앞으로 성장해 나갈 점이 많은데 굳이 구조조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전 승리 이후 삼성에 대한 분노의 감정도 다소 잦아드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CJ 인수자문사였던 삼성증권과의 법적 대응 방침에 대해 "삼성의 한 계열사와의 계약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현재 실무진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차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이전의 강경한 태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더욱이 '적'이었던 삼성SDS와 협력 의사도 내비쳐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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