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사실 이날 긴급히 열린 간담회는 시장에서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는 것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포석이 더 컸다. 기자간담회에 이어 바로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기업설명회(IR)을 연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실제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일면서 CJ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이틀째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일 7.58% 급락했던 CJ제일제당은 이날 6.4% 추가 하락했다.
임원진들은 "입찰 마지막 부분에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 가격이 다소 상승한 부분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수 후 확보할 수 있는 시너지의 가치를 고려하면 무리한 가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선 시장이 의문시 하고 있는 자금 조달 방법과 대한통운 구조조정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인수 자금과 관련 이 대표는 "CJ제일제당은 보유 현금과 삼성생명 주식의 유동화로 자금조달이 충분하며 CJ GLS는 CJ를 대상으로 한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타 자금은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의 자금력에는 문제를 삼고 있지 않지만 CJ GLS에 대해선 여전히 1조1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의문시 하고 있다. 특히 CJ GLS의 유상증자 방안과 관련 지분 24%를 보유한 3대주주인 신한프라이빗에퀴티(PE) 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CJ 성용준 재무팀장(상무)은 이에 대해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해 나갈 것"이라며 "극단적인 경우 신한PE의 지분을 다시 CJ가 사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대한통운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대한통운 노조의 반발과 우려를 불식시켰다. 아울러 현재까지 물류계열사인 CJ GLS와의 합병 계획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두 회사가 영역도 거의 겹치지 않는다"며 "대한통운의 우수한 인력을 통해 앞으로 성장해 나갈 점이 많은데 굳이 구조조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전 승리 이후 삼성에 대한 분노의 감정도 다소 잦아드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CJ 인수자문사였던 삼성증권과의 법적 대응 방침에 대해 "삼성의 한 계열사와의 계약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현재 실무진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차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이전의 강경한 태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더욱이 '적'이었던 삼성SDS와 협력 의사도 내비쳐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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