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S는 뒤늦게 포스코와 손잡으며 CJ그룹과 인수 경쟁을 벌였다. 두 그룹의 경쟁은 삼성그룹과 CJ그룹 오너 실명까지 나오며 '풀 수 없는 갈등'으로 비쳐졌다. 이 과정에서 CJ그룹이 삼성그룹을 본의 아니게 자극한 데 따른 희생양으로 그룹 홍보실장인 신 부사장을 경질했다는 것이다.
CJ그룹의 희생양식 인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그룹의 간판 계열사인 CJ제일제당 김홍창 전 대표이사를 교체한 데도 속사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이사는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나 그 배경에 상당한 관심이 쏠렸다. 당시 CJ그룹이 밝힌 사퇴 이유는 건강 문제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의 사퇴를 CJ제일제당이 국가곡물조달시스템에 뒤늦게 불참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일종의 희생양으로 대표이사가 경질됐다는 것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주도하는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은 청와대에 진행 과정이 보고될 정도로 범정부 차원에서 의욕을 보인 사업이다. CJ제일제당은 당초 삼성물산과 STX, 한진 등 민간기업들과 함께 이 시스템에 참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유일하게 CJ제일제당만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수익성이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이 시스템에 참여할 경우 카길 같은 곡물 메이저 기업들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곡물 유통시장은 카길을 비롯한 5대 메이저 회사가 쥐락펴락하고 있다. 곡물을 많이 수입하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선 곡물 메이저 회사들을 자극하는 '곡물 독립'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의 뒤늦은 불참에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들이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희생양으로 삼아 그를 경질하는 것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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