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드라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 2011.06.29 09:07

[임지수의 '지수'이야기]

대한통운이 CJ 품에 안겼다. 대한통운 인수전 본 입찰에서 CJ는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CJ 그룹은 포스코 컨소시엄 보다 훨씬 높은 2조원대 이상의 인수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CJ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한다는 우려가 반영되며 CJ 주가는 10% 하락했다. 포스코 컨소시엄이 인수할 경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대한통운은 실망 매물이 쏟아져 하한가로 내려 앉았다. 오히려 대한통운을 놓친 포스코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당초 대한통운 인수 후보 가운데 가장 약세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디서 한번 본 드라마다.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주된 내용이 똑같은 드라마가 있었다.

시계추를 7개월 전으로 돌려보자. 현대건설 인수전에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맞붙었다. 시장에서는 사세나 현대그룹 인수시 시너지 등을 감안했을 때 현대차그룹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 의지가 강했던 현대그룹이 예상을 뒤엎은 파격적인 가격으로 베팅하면서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됐다.

시장의 반응도 똑같았다. 당시 현대상선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고 현대엘리베이터가 14% 넘게 하락하는 등 현대그룹주가 급락했고 현대건설 역시 하한가로 추락했었다.

일단 과감한 베팅으로 우선인수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인수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과 이에 따른 재무상태 악화 가능성, 피인수 기업 내부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대한통운 인수전'이라는 드라마와 '현대건설 인수전'이라는 드라마는 우선인수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지금까지 거의 같은 스토리 전개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끝난 '현대건설 인수전'의 결말은 어땠을까?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우선인수협상자 선정 직후 자금조달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지 못해 결국 현대건설을 현대차그룹에 내주고 말았다.

'설마 또 그렇게 끝나려고...' 하는데도 그렇게 끝나는게 한국의 드라마들이다.
CJ가 승리감에 취해 샴페인을 터뜨리기 힘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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