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경기 일산동구 장항동 869에 위치한 '엠시티'는 오는 8월25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경매6계에서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건물은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8110㎡ 규모며 감정가는 1005억4100만원이다. 지난 6월 첫 경매에서 유찰돼 이번 경매 최저입찰가는 감정가의 70%인 703억7870만원이다.
이 건물에는 제작사, 편집업체 등 영화 관련 수십개 업체가 입주했다. 대표적인 제작사로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씨네월드,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의 모호필름, '괴물' 봉준호 감독의 오프스크린 등이 있다. 씨네월드는 2009년, 모호필름과 오프스크린은 지난해 각각 '엠시티'에 사무실을 열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투자사 바른손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엽기적인 그녀' 등 영화기획사 신씨네, '아저씨' 등을 작업한 김상범편집실, 대표적인 사운드믹싱업체 라이브톤, 컴퓨터그래픽업체 디지털아이디어 등도 '엠시티'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엠시티'에 영화 관련 업체가 유독 많은 것은 고양시가 '브로맥스(당초 영화산업단지로 계획한 '한류우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브로맥스단지를 방송·영상분야 메카로 개발·육성하는 프로젝트)Ⅲ' 사업의 일환으로 이 건물 8개 층을 약 145억원에 5년간 임차해 방송영상 관련 업체에 빌려줬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이들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저렴한 임대료와 관리비만 받는 조건으로 사무실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가 한때 통매입을 추진하기도 한 이 건물이 경매시장에 나온 것은 장기 공실상황을 견디지 못해서다. 수백억원대 손실을 입게된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올초 임의경매 개시결정이 난 것이다.
지난해 고양시의회 김영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엠시티'는 고양시가 유치한 업체 외에 대부분 사무실이 비어 있는 상태로 공실률이 60%에 달한다.
고양시는 경매에 대비해 '엠시티' 임대보증금에 대해 담보물권으로 질권을 설정한 상태지만 이미 이 건물에는 수백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낙찰가가 낮으면 임대료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고양시의 지원만 믿고 고액의 첨단장비를 사무실에 설치하고 입주했다"며 "임대계약이 차질을 빚을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