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실적부진 '여름이 춥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김병근 기자 | 2011.07.01 08:28

반도체 LCD 등 수요부진.. 하반기 회복 기대하지만

"전분기보다 좋아진 것은 맞지만 기대보다 못하다." 30일 분기 마감을 앞두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전자업계의 시름도 깊어졌다. 2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관측돼서다.

국내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가 분기 내 수요부진 여파로 고전한 게 주된 이유다. 여기에 유럽 및 북미지역의 LCD TV와 생활가전 수요도 기대에 못미쳤다. 당장 국내 전자업계의 연간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LCD '끝없는 추락' 주요 D램 반도체가격은 6월 초 1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추락을 거듭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하순 더블데이터레이트3(DDR3) 1기가바이트(깿·128M×8) 1066MHz D램 고정거래가격은 0.92달러로 6월 상반기(0.98달러)보다 0.06달러 하락했다. PC 수요부진 여파가 지속되면서 7개월 만에 최저가 수준이다.

지난 5월 반짝 오름세를 보인 대형 LCD가격도 북미 및 서유럽지역의 LCD TV 판매부진과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추가 반등하지 못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01.6~106.7㎝(40~42인치) TV용 LCD 패널가격은 5월 초 235달러에서 5월 말 237달러로 소폭 상승한 채 6월에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일각에선 LCD산업이 장기 불황국면에 빠진 것 아니냐는 위기론도 흘러나온다.

LCD TV 시장 역시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의 수요 정체로 재고조정 등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실제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LCD TV 시장규모 전망치를 2억1682만대에서 2억1049만대로 600만대 이상 크게 낮췄다.

주요 증권사가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당초 전망치인 4조원대에 못미치는 3조6000억원으로 낮췄다. LCD부문의 적자가 지속되고 반도체가격의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반도체부문의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 역시 북미 생활가전의 수요 위축과 휴대폰부문의 흑자 전환이 지연되면서 당초 기대치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HMC투자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당초 추정치보다 40%나 낮춘 1320억원으로 잡았다. 북미 생활가전 수요마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이유다.


하이닉스반도체도 5월 이후 메모리 D램 반도체가격의 하락 여파로 당초 추정치인 영업이익 5317억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분기에 흑자 전환이 기대됐던 LG디스플레이 역시 부진한 패널 판매와 패널가격의 반등 실패로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9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PC와 TV 등 전방산업이 침체되면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전자부품업계로 불똥이 튀고 있다. 삼성전기는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이다. LG이노텍의 경우 2분기에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그 규모는 2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부진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업황의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상저하고' 나타날까 업계에선 하반기 경기가 호전되는 '상저하고' 사이클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침체일로였던 반도체 및 LCD시장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문제는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을 타개할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급격한 경기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반도체 및 LCD가격도 제한된 범위에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좋아지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지만 눈높이는 낮춰야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거시경기가 살아나서 IT 구매력이 좀 더 강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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