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역전드라마, '아시아 최대 물류기업' 간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11.06.28 16:40

삼성 참여 자극제에 주당 21만원선 '분노'의 베팅…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CJ그룹이 예상을 뒤엎는 고액 베팅으로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됐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전날 마감한 대한통운 인수전 본 입찰에서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CJ그룹은 포스코 컨소시엄보다 훨씬 높은 2조원대 이상 인수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금명간에 대한통운 기업실사에 착수한 뒤 내달 중에 대한통운 인수 최종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다.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CJ그룹은 당초 대한통운 인수 후보자 중 가장 약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나 롯데그룹보다 사세나 매출이 한 단계 뒤지기 때문이다.

◇삼성 참여가 CJ 인수 의지 되레 자극

이 때문에 CJ그룹의 인수전 승리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특히 지난 23일 삼성SDS가 포스코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선다고 선언하며 CJ그룹의 인수전 승리는 더욱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았다.

CJ그룹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대한통운 인수 자문을 받고 있었던 만큼 삼성SDS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는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자문 역할을 통해 알게 된 CJ그룹의 인수 전략을 삼성SDS쪽으로 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모두가 CJ에게 불리할 것으로 점쳤던 삼성SDS의 인수전 참여는 CJ그룹 오너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삼성SDS의 인수전 참여 보고를 받은 뒤 장고에 들어가 본 입찰에서 '더 과감히 베팅하라'고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삼성SDS의 인수전 참여나 삼성증권과의 자문계약 파기 같은 일련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우리 그룹은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인수금액을 써냈을 것"이라며 "그러나 삼성SDS의 인수전 참여가 오히려 인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 CJ, 아시아 최대 물류기업 노린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로 물류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우선 물류사업 규모를 4조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다. CJ GLS의 지난해 매출은 1조4000억원이며 대한통운의 2013년 매출목표는 3조원 규모다.

양사의 시너지는 매출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CJ GLS는 지식형 물류회사로 보관 배송에 강점이 있는 반면, 대한통운은 운송 항만 하역에 경쟁력이 있어 양사가 결합하면 물류 전 과정에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현재 3자 물류사업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이른바 4자 물류사업을 확고히 할 수 있다.

CJ GLS의 기존 고객군(소비재 전기 전자 자동차부품)과 대한통운 고객군(군수 사료 곡물 철강)이 겹치지 않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대목이다. CJ그룹 관계자는 "CJ GLS와 대한통운을 중심으로 2015년 아시아 대표 물류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아시아의 DHL(세계 최대 물류회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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