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대주주 지분매각 '표류'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6.30 07:22

매각주관사 입찰 참여 '0'…부동산침체에 경영권 없어 매력 떨어져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의 1·2대주주들이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한 채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30일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토신의 2대주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보유지분 3000만주(11.88%)를 팔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매각주관사 선정제안서를 받았지만 한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인 지분매각 작업은 매각주관사를 선정하면 해당 증권사에서 인수자를 물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른 뒤 가격조율 등을 거쳐 거래를 완료하는 구조다. 이번 한토신 지분매각 작업은 첫단계부터 실패한 셈이다. 2009년에도 수차례 지분매각을 시도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이처럼 지분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원인은 경영권을 가질 수 없는 2대주주라는 데 있다. 더구나 LH가 갖고 있는 한토신 지분 7900만주(31.3%) 중 4900만주는 최대주주 아이스텀앤트러스트에 매도청구권(콜옵션)이 걸려 있어 당장 팔 수도 없다. 콜옵션은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한다.

이 때문에 LH는 최대주주의 콜옵션 행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콜옵션 만기 후 전체 주식 7900만주를 패키지로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여전히 2대주주란 점이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LH는 매각주관사 기준을 완화하는 등 보완책을 내놓고 이달 안에 다시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매각 가능성을 희박하게 본 증권사들이 아예 주관사 참여를 포기하고 있어 착수금을 보장하는 방식 등 보완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공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잔여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게 최종 목적이므로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 아이스텀앤트러스트(지분 31.4%)도 지난해부터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다.

아이스텀앤트러스트가 보유한 지분의 평균 매입가격은 주당 1300~1400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2009년 한토신의 추가 지분매입을 위해 신한은행, 신한캐피탈로부터 차입한 538억원(8월 만기)에 대한 이자까지 감안하면 적어도 주당 1500원대에 팔아야 손실을 입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토신 주가는 600원대로 액면가(1000원)를 밑돌고 있어 당분간 지분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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