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환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국장)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IEA(국제에너지기구)와 국제공조를 통해 비축 석유 346만7000만 배럴을 다음 주부터 한 달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 비축유는 총 1억7300만 배럴(191.3일분, 정부 및 민간비축분 합계)수준인데, 이번 방출량은 4일분에 해당한다.
도경환 국장은 "정유사별로 방출량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축유가 방출되고 나면 2주 후부터 국내 휘발유 가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최소 리터당 35원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도 국장은 또 "IEA가 리비아 등 중동 사태로 인해 석유공급 감소, OPEC의 증산합의 실패, 계절적 수요증가 등으로 국제 석유수급이 차질을 빚을 것 같아서 이번 조치를 내렸다"며 "우리도 IEA 차원에서 최근 국제 석유수급 차질에 대한 대응조치(ICRP, 비상대응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방출을 결정했다. IEA의 대응조치는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과 사전협의를 거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처럼 IEA 비상대응계획(ICRP, Initial Contingency Response Plan) 차원의 비축유 방출은 지난 1990년 걸프전과 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 발생 때 이어 세 번째다. 우리나라는 걸프전 때 494만 배럴을 방출했고, 카트리나 때엔 292만 배럴을 내보냈다.
도 국장은 "이번 방출 조치에 따라 12개 IEA 회원국은 총 6000만 배럴을 방출할 예정이다"며 "우리나라 방출 물량은 회원국 중 미국과 일본, 독일에 이은 4위의 석유 소비국 위상에 걸맞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7월6일부터 정유사들의 리터당 100원 인하가 끝나는데, 기름 값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은 정유사들의 자율적인 판단이지 정부 압력은 없다"며 "이번 방출이후 여름이 지나면 계절적 요인이 없어지므로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유소들을 점검했지만 일각의 우려처럼 사재기 현상 같은 건 없었다"며 "다음 주에 정유사들의 휘발유 유통 과정에 대한 단속결과를 발표 하겠다"고 덧붙였다.
도 국장은 다만 유류세 인하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경부엔 세제와 관련해 결정권이 없다"며 "세금 인하 문제는 단순히 석유 가격 뿐 아니라 다른 측면도 보면서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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