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바짝 벌면 별장도…상업화로 물든 中해커

머니투데이 성세희 기자 | 2011.06.26 17:30

[글로벌 인사이트]

 중국 대입시험인 까오카오(高考)에 낙방한 린모군(가명)은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QQ창(중국 메신저)’에서 '해커 양성반' 학원광고를 발견했다. 광고는 "해킹 기술을 배우면 한 달에 5000위안(한화 약 85만원)을 벌 수 있다"는 문구로 린군을 유혹했다. 중국 대학졸업자 초봉이 3000위안(한화 51만원)임을 감안하면 꽤 큰 액수다. 이곳은 한 번에 300위안(한화 약 5만원)씩 내면 해킹 기술을 알려주었다. 기술을 배운 린군은 이제 자신의 생활비는 물론 부모님 용돈도 준다.

 날로 치열해지는 대학 입시경쟁에 밀리고 취업난이 고조되면서 린군 같은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손쉽게 돈을 버는 해킹의 지하세계로 빠져든다. "1년만 바짝 하면 별장을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킹은 중국에서 번창하는 산업이다. 실력 좋은 해커라면 한 달에 5만위안(한화 약 850만원)은 너끈히 번다. 물론 대부분 디도스 공격이나 피싱으로 돈을 챙기는 불법 범죄 행위이다.

 펑덩구어(馮登國)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 연구소 주임은 "이름난 온라인게임업체가 있었는데 열흘 넘게 해킹 공격을 받아 서버가 마비됐다"며 "이 회사는 열흘간 공격을 받아 3400만위안(약 58억원) 넘게 손해를 봤다"고 비판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도 초반에 등장한 중국 해커들은 뛰어난 컴퓨터 능력과 기술을 뽐내기 위해 해킹을 시작했다. 또한 애국심에 불타 타국 해커들과 '사이버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8년 미국 해커들의 중국 조롱에 맞선 대대적인 중국 해커들의 반격이었다. 당시 600여명의 중국 해커들이 뭉쳐 애국적인 대미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점차 본질이 희석됐다. 자신의 기술을 과신한 중국 해커들은 무차별적 돈벌이에 나서고 이들의 공격대상은 시공을 넘나드는 사이버 세계에 걸맞게 중국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전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직 해커 마크(馬克·가명)는 "1998년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사이버전쟁이 터지자 수많은 젊은이가 이 전투에 참여했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며 "해커세계가 갈수록 상업화돼 다들 실망하고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해커 출신으로 현재는 사이버보안업체를 운영하는 리우칭(劉慶·29)은 "요즘 해커는 모두 상업적 이익에 눈이 멀어 해킹을 한다"며 "아직 미성년자에 불과한 해커가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손쉽게 돈벌이할 궁리만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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