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대안? 병원장님들, 제약사 통째로 샀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1.06.16 13:40

병·의원 원장들 주주인 닥터홀딩스 112억에 우리들제약 경영권 인수

의사들로만 주주가 구성된 법인인 닥터홀딩스가 우리들제약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여러 명의 병·의원 원장들이 모여 증시에 상장된 제약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닥터홀딩스가 우리들제약을 인수한 것은 우리들제약에서 생산된 의약품과 원내소모품들을 자신들의 병원에 공급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16일 관련업계 따르면 우리들제약은 지난 15일 김수경 회장 등 기존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1752만3371주(지분율 29.2%)와 경영권의 인수자가 디지털오션에서 디지털오션과 닥터홀딩스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변경에 따라 닥터홀딩스는 디지털오션이 포기한 우리들제약 지분 18.9%(1090만3431주)를 112억원에 매수할 계획이다. 디지털오션은 우리들제약 지분 11.3%(661만9940주)만 68억원에 취득하게 됐다.

이에따라 기존 우리들제약 인수 주체였던 디지털오션은 공동경영자로 경영권 인수에 참여하고 닥터홀딩스가 주도적으로 경영에 나서게 됐다.

조대희 닥터홀딩스 전무는 "이미 우리들제약 이사로 선임된 디지털오션 측 인사 중 1명만 남게 되고 닥터홀딩스에서 추가로 이사를 선임해 주도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무는 "닥터홀딩스는 병·의원 원장들만 주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현재 140여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며 "현재 30억원 정도의 투자금이 모였으며 앞으로 일정에 맞춰 추가로 투자금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닥터홀딩스는 지난 15일에 계약금 10억원을 입금했으며, 6월30일에 중도금 30억원, 7월22일에 잔금 72억원을 입금할 계획이다.

닥터홀딩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닥터홀딩스는 병·의원을 운용하는 원장들이 모여 제약사 인수 등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체를 구성하기 위해 모여 세운 주식회사다.

닥터홀딩스는 병·의원 1000여 곳을 주주로 구성해 원내소모품과 원외처방을 합쳐 월 100억~2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의약품에 리베이트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면서 리베이트를 통한 수익창출이 어려워지자 등장한 새로운 사업모델인 것으로 평가된다. 병원장들이 소유한 제약사의 의약품을 집중적으로 처방해 회사를 키우고, 나중에 회사로부터 배당금 등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업모델의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사들이 개인자격으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어떤 제약사의 약을 처방하느냐는 것도 의사들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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