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10단 기어…車업계 고연비 변속기 '고단' 경쟁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1.06.21 08:30

ZF 9단 개발 발표…현대차 '10단' 응수, 실제적용은 2013년말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변속기 '고단' 경쟁이 8단을 넘어 10단으로 향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 ZF사가 세계 최초로 9단 자동변속기 개발을 공개했고, 국내 업체들은 9단을 건너뛴 10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단 변속기 개발 경쟁은 무엇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고급형 차량의 연비 개선 필요성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ZF의 9단 변속기는 6단 변속기 대비 연비가 16% 가량 개선됐다. 단수가 높을수록 엔진 회전속도를 낮출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올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8단 변속기를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하며 글로벌 고단 변속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홍봉진 기자
◇현대차 변속기 두자릿수로=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0단 변속기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현대차는 올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8단 변속기를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하며 글로벌 고단 변속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물론 현대차는 10단 변속기 개발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 변속기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은 이미 10단 변속기 출시를 가정한 부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10단 변속기 선행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며 "고단 변속기의 시장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0단 변속은 현재 세계 자동차 기술력으로 갈 수 있는 최대 단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단 이상으로 가는 경우 부품 수 증가로 변속기 무게가 늘어나 연비 개선 효과가 미미해서다. 주행시 고장과 개발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변속기 개발 주기가 2년이라는 점을 가정하면 현대차의 10단 변속기 개발은 내년 말쯤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출시는 2013년 말 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獨·日, 9단 변속으로 응수 = 현대차에 앞서 고단 변속에 뛰어든 독일·일본 업계는 9단 변속기를 개발하며 주도적 위치를 지키려는 양상이다. 독일 ZF사에 이어 일본 부품업체인 아이신도 조만간 9단 변속기 개발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9단 변속기가 조기에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ZF사의 경우 2013년을 전후해 9단 변속기 판매를 시작할 전망이다.

크라이슬러가 ZF의 9단 변속기 발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국내에선 쌍용자동차가 ZF 9단 변속기 탑재 계획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들은 9단 변속기 채택에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변속기가 8단을 넘어 10단으로 향하면서 고단 변속기 시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고단 변속 시대를 연 8단 변속기가 후륜 구동형 고급 세단에만 장착된 반면 ZF의 9단 변속기는 별도의 제작 툴을 적용할 경우 4륜구동 차량은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적용될 수 있다. 현대차의 10단 변속기도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8단 변속기가 장착되는 후륜구동형 고급모델만 해도 시장성이 높았다"며 "이번 ZF사의 9단 변속기 개발 공개는 경·소형차를 제외한 전 차종으로 고단변속기 시장이 확대되는 신호로 고단 변속기 장착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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