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40억, 함께 팔았더니 400억

머니투데이 신동진 기자 | 2011.06.14 08:16

['행복한 동행'..유통업계, 동반성장의 현장을 가다-7]홈플러스 생활가전 브랜드 보국전자

편집자주 | 2011년 경제계 화두는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相生)’과 ‘동반성장’이다. 이명박 정부가 동반성장위원회를 구성하며 '초과이익공유제'라는 카드를 제시할 정도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유통 대기업의 역할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행복한 동행'..유통업계, 동반성장의 현장을 가다'라는 연중기획을 통해 유통업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동반성장의 현장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유통 대기업들이 상생을 위한 다짐과 선언이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되고 있는지 그 현장을 집중 점검한다.


홈플러스 생활가전팀의 천병석 바이어는 바쁜 일상 속에서 피로가 쌓이는 걸 느꼈다. '풀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떠났다. 드넓게 펼쳐진 녹차밭에서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머리가 맑아졌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녹차 위에서 잠을 잘 순 없을까?'. 그렇게 해서 '녹차전기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먹기만 했던 녹차를 깔고 잔다?=녹차는 피부를 보호한다. 항균성도 좋다. 노화방지와 탈취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녹차에서 풍겨나오는 은은한 향기는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숙면을 도와준다. 천병석 바이어는 자신의 영역인 생활가전에서 녹차를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전기요를 떠올렸다. 2005년 당시 전기요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었다.

천 바이어는 자신의 생각을 제품으로 옮겨줄 협력사가 필요했다. 기술력과 생산력 모두를 어느정도 갖춘 곳이어야 했다. 보국전자가 눈에 들어왔다. 경쟁업체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경쟁력있는 기술과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홈플러스 출범때부터 함께 한 협력사라서 서로간에 신뢰도 쌓인 상태였다. 호흡은 착착 들어맞았다. 녹차에서 '카테킨'이란 성분을 추출해 섬유에 적용하는 것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제품생산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고급 원단에 자체 기술력이 들어가다보니 판매가격이 7만원대로 기존제품보다 2배 가량 높게 책정됐다. 아무리 낮추려고 해도 이 이하로는 힘들었다. 천 바이어는 이럴바엔 아예 '프리미엄'으로 가보자고 제안했다. 프리미엄 전기요 시장에 대한 잠재수요가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함께 원단에 극세사를 사용했다. 당시 일반 전기요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 원단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2006년 출시된 녹차전기요는 첫해 1년동안 1만장을 팔려나갔다. 기존 전기요 제품보다 3배 이상 많은 판매량이었다. 홈플러스와 보국전자는 한 발 더 나가 녹차와 황토의 장점만을 부각시킨 신제품도 현재 공동개발 중이다.


◇10년 동맹...매출 10배 신장·'소형가전업체'로 성장=보국전자는 녹차, 키토산, 참숯 등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전기요 등을 판매하는 업체다. 1998년 이전까지 연 매출 40억원 정도의 대구지역 중소업체였다. 전기장판 하나만큼은 그 누구보다 잘 만들었지만 지리적 위치와 마케팅 능력의 한계로 판로확보가 쉽지 않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마침 1998년 9월 홈플러스가 대구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대구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보국전자와 홈플러스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보국전자는 홈플러스의 전국 유통망이 자신들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다. 보국전자는 당시 일반 재래유통사들과 주로 거래를 했다. 상품 대금 회수가 불안정해 자금회전도 어려웠고, 재투자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현금거래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안정적인 거래선이 생기며 체계적인 재투자도 가능해졌다.

홈플러스와 보국전자의 동행은 매출 성과로 이어졌다. 보국전자는 올해 400억원의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협력 이전 40억원 수준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동행 10년만에 회사가 10배 커진 것이다. 보국전자는 자체 사옥, 디자인센터, 연구소 등을 마련한 어엿한 소형가전업체로 발돋음했다. 또 홈플러스를 벤치마킹해 상품소싱 능력도 갖추게 됐으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시스템도 습득했다.

이완수 보국전자 대표는 "홈플러스와 거래를 시작한 이후 전국적인 판로를 가지게 됐고 무엇보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를 빨리 인지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결제에 대한 안정적인 부분도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큰 발판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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