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판사 박종택)는 이씨의 남편이자 미국 뉴욕시 판사 정범진씨가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이씨는 정씨에게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정씨는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 조지워싱턴 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1991년 교통사고로 목 아래 신체가 마비되는 장애를 입게됐다.
정씨는 사고 2년만에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합격, 뉴욕 브루클린 검찰청 검사, 뉴욕시 판사에 임용되는 등 화제가 됐던 인물. 이들은 2004년 9월 결혼에 골인, 국내 벤처신화와 장애극복에 성공한 법조인의 러브스토리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씨는 결혼 직전 회사의 초기 투자자로부터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고소당하고 민사상 소송에도 연루됐는데 이 분쟁이 어느정도 해결되자 태도가 바뀐 것. 당시 정씨는 친분이 있는 검사들에게 사건처리에 도움을 청하고 형사재판을 직접 방청하는 등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결혼 전과 달리 미국에 자주 들르지 않고 미국에 가더라도 정씨의 집이 아닌 호텔을 이용하는 등 결혼 생활에 충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번은 정씨와 외출 도중, 술에 취해 장애인인 남편을 길가에 방치하고 홀로 호텔로 돌아갔다. 8시간마다 도뇨관을 삽입해 소변을 배출해야하는 문제로 커피숍에 들르지 못했다며 짜증을 내다 소변처리가가 늦어져 열이 난 정씨를 버려두기도 했다.
결국 결혼 목적에 의문을 갖게 된 정씨는 이씨에게 이혼을 하자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이씨는 "이혼을 2~3년 정도 미뤄 자신의 미국 영주권 발급에 협조하면 1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 1억 84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 약속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결국 정씨는 법정을 택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자신의 민·형사 분쟁이 어느정도 해결되자 미국을 자주 방문하지 않고 장애자인 정씨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의 편의를 우선했다"며 "이씨의 무관심과 무지로 정씨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등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이혼을 요구했다"는 이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으며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이씨에게 있는 이상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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