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땅값, 과학벨트가 40% 올렸다"

머니투데이 대전=전병윤 기자 | 2011.05.30 07:53

[르포-과학벨트 예정지 대전 신동·둔곡지구 가보니…]

집값도 수천만원 올라…분양권 프리미엄 3배↑
위약금 물고 계약 취소…일부 과열우려 목소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 선정된 둔곡지구 일대.
"과학벨트 예정지로 발표된 후 인근 대로변 등 입지가 좋은 땅은 호가가 30~40% 뛰었습니다. 하지만 매수-매도호가 차이로 호가만 오르고 거래는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입니다."(대전 송강동 인근 중개업소 사장)

지난 16일 대전 신동·둔곡지구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예정지로 발표된 후 수요가 많은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도호가가 20%가량 뛰었다. 발표 전에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근 토지도 매도호가를 중심으로 ㎡당 많게는 수십만원 오르는 등 대전 과학벨트 예정지 인근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둔곡마을 입구.
지난 27일 대전 유성구 송강동 한솔·청솔아파트 단지 앞 한 중개업소. 과학벨트 예정지인 신동·둔곡지구와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둔 아파트단지로 과학벨트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지역이다.

H중개업소 사장은 "76㎡의 경우 전세를 끼고 3000만~4000만원이면 살 수 있어 외부 투자자들에게 문의가 많이 온다"며 "과학벨트 발표 이후 매도호가가 2000만~2500만원 정도 뛰었다"고 말했다.

발표 전 시세가 1억3000만원 정도였던 게 당장 사려면 1억5000만원을 줘야 한다는 얘기다. 1주 전만 해도 1억3500만~1억4000만원에도 일부 거래가 성사됐지만 지금은 어렵다고 한다.

외지 투자자들의 매입이 늘면서 전세가격은 500만~1000만원 정도 내렸다. 전세를 끼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전세물량은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발표 전 가격에 나왔던 매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1000만원 안팎의 위약금에도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근 D중개업소 사장은 "원래 계약금은 매매가격의 10%지만 실제로는 그 이하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위약금을 물어도 시세차익이 더 클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계약이 깨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매도 호가의 상승폭이 주택에 비해 큰 토지는 계약 취소 때문에 거래가 깨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H중개업소 사장은 "토지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자리에서 금액을 더 올려 받으려는 경우가 많아 말다툼 끝에 계약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동 인근 대로변 토지 가운데 매도호가가 ㎡당 20만~30만원 오른 경우도 있다.

대덕테크노밸리 아파트 단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던 대덕구 신탄진에 있는 '금강엑슬루타워'는 최근 계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단지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단숨에 3배나 치솟았다. 인근 P중개업소에 따르면 116㎡ 분양권 프리미엄은 기존 700만원에서 2200만~2500만원으로 3배 이상 뛰었고 93㎡도 1800만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인 부동산광장 정민성 대표는 "전에는 로열층 일부만 간혹 거래됐는데 과학벨트 발표 하루 전부터 매수세가 몰리더니 10여일 만에 20~30건 정도 매매계약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전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전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6% 넘게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년째 가격조정을 겪으면서 대규모 아파트 분양도 끊긴 터라 수요에 견줘 공급물량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지방 대도시는 지난해부터 가격이 상승하던 상황에서 대전은 과학벨트란 호재까지 겹쳤다"며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고 들뜬 분위기가 호가만 뛰게 하고 있어 과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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