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핵심자동차부품업체라는 인식이 시장에 각인됐다. 유성기업 노조원 500여명의 파업에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라인이 멈춰서면서다. 현대·기아차는 피스톤링의 75%를 유성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유성기업의 재발견', '신(新)파업경제학'이라 할 만하다.
증시 반응은 즉각적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성기업 주가는 파업 이후 7거래일 동안 67.6%(1845원) 올랐다. 파업 3일째였던 지난 20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이번 주 들어 23일부터 나흘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이날 종가(4575원)는 2007년 9월7일 이후 최고가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최근까지 몇 만 주 수준에 그쳤던 거래량은 지난 20일 5만주에서 23일 350만주, 24일과 25일에는 1000만주까지 늘었다. 이날도 300만주 이상 거래됐다.
유시영 대표 등 최대주주 측도 수혜를 보고 있다. 유 대표는 유성기업 지분 20.11%(521만9197주)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이자 유성기업 창립자인 유홍우 명예회장이 보유한 3.09%(80만1477주)를 비롯해 친인척 지분이 18.74%다. 나머지 10.21%는 유성기업(1.16%)과 관계사인 화성실업 등이 들고 있다.
이들 최대주주 측 지분(49.06%)의 평가이익은 파업 전보다 234억8900만원이 늘었다. 유 대표 개인 지분 평가이익만 100억원에 가깝다.
자동차 용접설비 제작업체인 삼전의 황순태 회장(72·사진)도 이번 파업사태의 숨은 수혜자다. 황 회장은 지난 2월18일 기준으로 유성기업 주식 204만1000주(7.86%)를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2대 주주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주식 매수 당시 단가 대비 40억원 가까운 평가차익을 올렸다.
황 회장이 처음 유성기업 주식에 손을 댄 것은 2009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당 2832원에 143만5000주를 장내매수하면서 한숨에 유성기업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같은 해 7월에 주당 2505원에 34만6000주를 추가 매수한 뒤 1년반만인 올해 2월에 26만주를 또 샀다.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황 회장이 밝힌 매수 이유다.
황 회장은 증시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슈퍼개미'다. 2007년 모아텍 주식 54만여주를 장내 매수했다가 1년여만에 2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두면서 개인 '큰 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고려개발과 삼호, 제일창업투자(제일창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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