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받고 빚 줄었다" 모르면 손해 '부채클리닉'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1.05.26 17:16

5월 서민금융상담 행사, KB국민銀 본점서 성황리 진행… "좀더 일찍 올걸"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습니다" 왁자지껄한 '서민금융 장터'가 시간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서민금융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열고 머니투데이와 상호 협조하는 '맞춤형 서민금융상담' 행사(일명 '부채클리닉')가 이달에는 2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진행됐다.

이날 국민은행 본점 4층 강당에는 평범하지만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이웃들이 모였다. 아이 업은 아줌마,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에 젊은 대학생까지 각자의 '금융사연'을 안고 장터를 찾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행사가 시작된 지 2시간도 채 안 돼 대기번호가 130번을 넘어섰다. '신용등급 관리 10계명' 등 생생한 금융교육이 진행되는 강의실에도 1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함께 살리는 희망의 불씨=현장에서 삶의 희망을 안고 가는 사람도 속속 나왔다. 행사장 내 주택금융공사 부스를 찾은 한 40대 부부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프로그램을 받고 있었다. 남편은 이제 막 변제를 완료했고 부인은 6회 차를 진행 중이다.

벼랑 끝에서 일어선 이들은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전세자금 대출이 절실했다. 하지만 일반은행 영업점에서는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 부부를 살린 건 이날 상담이었다. 연 2200만원의 현재 소득을 바탕으로 조회한 결과 48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부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국민은행 부스를 찾은 중년의 이모씨는 고금리에 시달렸다. 제2금융권의 빚이 2000만원에 육박하는데 모두 연 30%대가 넘는 이자를 내는 부채였다. 상담원이 그에게 준 해결책은 10%대 초반의 이자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론이다. 그는 "좀 더 일찍 상담 받아볼 걸 그랬다"고 웃었다.

물론 아쉬운 답변을 듣기도 한다. 지난해 직장을 그만두고 무역상을 시작한 50대 남성은 창업자금을 원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국민은행 새희망홀씨는 기존 대출이 이미 3000만원이 넘어 힘들었고 신용보증기금에서 상담한 햇살론은 앞서 받은 서울시 창업지원자금 1500만원과 중복돼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매출과 일정 수익이 없어 금융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며 "이런 점도 잘 살펴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KB새희망홀씨에 주력=특히 국민은행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서울에서 금감원을 벗어나 열리는 첫 상담회였다. 그만큼 실제 국민은행이 서민금융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넘는 고객기반을 가지고 있어 서민금융 지원 의지도 누구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12월부터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KB환승론'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KB새희망홀씨'도 내놨다.


KB새희망홀씨는 종전 은행 신용대출상품의 소외계층인 저신용(신용정보회사의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소득(연소득 2000만원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 대출상품이다.

이 대출은 기존 신용대출과 달리 대출한도산출모델을 별도로 개발 적용했다. 이에 따라 소득금액 증빙이 없는 고객이라도 국민연금보험료 또는 지역건강보험료 납부금액을 환산한 인정소득금액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부여한다. 또 대출한도가 산출되지 않는 경우라도 저소득 근로자 및 영세 자영업자에게 실질적인 금융지원이 될 수 있도록 최소 200만원을 지원한다.

대출금 상환은 저소득층의 부담 완화를 위해 10년 이내 장기대출로 운용한다. 매월 원금균등 또는 원리금균등으로 분할상환하면 된다. 초기 대출금리는 연 12%~14% 수준이지만 매 3개월 단위로 연체일수가 10일 미만이라면 연 0.2%포인트씩 대출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해준다. 이 때 최종 적용금리는 연 4.2%~6.2% 수준까지 내려간다. 대출고객의 상환의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다.

KB국민은행은 미소금융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은행 자체적으로 저소득 근로자나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중반부터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으로 추진하던 중 정부의 미소금융사업방향이 마련되자 같은 해 말 KB미소금융재단을 설립했다.

2009년12월 대전에 주사무소를 개소했고 이듬해 1월 서울도봉지사, 7월 부산지사, 9월 인천, 대구, 광주지사를 각각 설립해 사업을 확대했다.

금감원과 함께 하는 이번 서민금융 상담회에서도 국민은행은 자체 개발한 KB모바일스타(이동점포)를 투입했다. 16톤 트럭을 개조한 특수차량으로 전산센터와 통신할 수 있는 통신기기 및 전산기기를 차량에 탑재했다. 각 기관과 기본 상담을 마친 고객들이 버스에 올라타 즉석에서 개인 금융정보와 대출한도 등을 보다 정확히 알아볼 수 있다. 대당 가격은 약 8억원 가량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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