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막히자 봇물 터진 리츠, '옥석가리기' 진행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5.26 10:00

자기관리리츠, 부동산개발 자금 수단 각광…문턱 낮춰 부실 속출 우려

미분양으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돈줄이 막히면서 지난해부터 자기관리리츠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자기관리리츠는 위탁관리리츠나 기업구조조정(CR)리츠처럼 페이퍼컴퍼니(SPC)가 아니라 상주 임직원과 전문 운용인력을 둔 실체가 있는 부동산투자회사다. 기존 리츠가 한 군데 빌딩을 투자해 만기가 되면 청산하는 일회성 투자였다면 자기관리리츠는 영속성을 갖고 부동산 개발사업을 통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개발사업자들은 PF 대안으로 자기관리리츠를 설립, 부동산 개발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리츠(2월말 기준)는 총 56개며 올들어 새로 영업인가를 받은 곳은 5개다.

이 가운데 오감자기관리리츠, 광희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 가경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 등 3개 자기관리리츠가 올해 설립됐으며 총 10개 자기관리리츠가 영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리츠 활성화를 위해 최소자본금을 낮추고 투자대상을 확대하는 등 관련 규정을 여러 차례 손봤다. 자기관리리츠의 경우 최소 설립자본금은 5억원으로 법인 등록을 마치고 국토해양부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은 후 6개월 이내 또는 최초 개발사업 인가를 받은 후 6개월 안에 최소자본금(70억원)을 모집하면 된다. 위탁리츠나 CR리츠는 50억원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1호 자기관리리츠인 다산리츠가 부실로 인해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리츠시장의 자금모집이 어려워지고 있다. 다산리츠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150가구) 투자를 위해 총 986억원을 모집해야 했지만 보증금과 계약금 139억원만 납입했고 나머지 847억원을 시장에서 조달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다산리츠 전 사내이사가 71억원 규모의 횡령과 배임을 한 혐의가 발생하는 등 부도덕한 경영이 드러나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골든나래리츠 역시 지난해 당기순손실 34억원, 영업손실 4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할 만큼 고전하고 있다. 일부 자기관리리츠는 영업인가를 받고 아직 투자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리츠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리츠 관계자는 "리츠의 문턱이 낮아진 후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는 많아지고 투자를 받을 만한 곳은 한정돼 있어 기존 리츠운용을 통해 투자성과가 검증된 곳이 아니라면 자금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대상 등 사업내용에 따라 리츠시장도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츠도 투자자 모집능력과 사업성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경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경기 남양주시 공동주택과 서울 양평동의 아파트형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며 광희개발전문자기관리는 영등포와 구로 일대에 들어서는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할 예정이다.

광희리츠 관계자는 "영업인가를 받은 후 자본금을 74억원으로 맞춰놓았으며 지난달 공모를 통해 36억원을 더 모아 110억원으로 자본금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우선 150억원 규모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업인가를 내준 후에도 1년에 한번 정기검사를 실시해 불법적인 영업행태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부실을 예방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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