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는 운동화 브랜드가 아니다"

머니투데이 박병천 브레인컴퍼니 대표이사 | 2011.05.25 12:10

[브랜드성공학]제품 브랜드보다 솔루션 브랜드가 돼야

나는 지금 어느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는가, 또 미래엔 어느 브랜드와 경쟁하게 될 것인가.

대개의 사람들은 동일한 품목의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가 자신의 경쟁자이며 또 미래에도 그들과 치열한 경쟁을 계속할 것으로 생각한다. 예컨대 힐튼호텔의 경쟁자는 하얏트호텔이나 노보텔, 아디다스의 경쟁자는 나이키나 아식스, 아모레퍼시픽의 경쟁자는 시세이도나 랑콤, 매일경제의 경쟁자는 한국경제나 머니투데이로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동일한 업종이나 동일한 품목의 제품이나 서비스이면 당연히 경쟁자일까. 이제 우리의 관점을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 오늘날의 비즈니스 성공은 '제품'에서 비롯되지 않고 '솔루션'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마일드세븐과 말보로, 이들은 담배 브랜드다. 품목이 같으므로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오래된 경쟁브랜드다. 제품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분명 그렇다. 하지만 솔루션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영역의 브랜드다.

마일드세븐은 건강을 위해서 부드럽고 순한 것을 원하는 사람들의 솔루션이다. 그리고 말보로는 남성적인 터프한 멋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솔루션이다. 남성적인 터프한 멋을 즐기기 위해 늘 말보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마일드세븐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만약 남성적인 터프한 멋을 컨셉트로 하는 유명 패션브랜드나 자동차브랜드, 또는 아웃도어브랜드가 있다면 오히려 그들이 말보로의 미래 경쟁자다.

최고의 호텔브랜드로 각광받기 시작한 아르마니를 보라. 아르마니는 힐튼이나 노보텔처럼 전통적인 호텔브랜드는 아니었으나, 지금은 그들을 가장 위협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고급스럽고 세련되고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솔루션, 업종의 출발점은 서로 달랐지만 힐튼과 아르마니는 유사한 사람들을 위한 유사한 솔루션이라는 점 때문에 서로 경쟁자 관계가 된 것이다.

다른 사례를 보자. 아디다스는 기록향상을 소중히 하는 사람, 즉 스포츠과학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솔루션이다.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으면 왠지 오늘은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지만, 나이키 운동화를 신으면 옆에 있는 친구에게 "멋있지?" 라고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나이키는 아디다스와는 달리 스포츠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여러 해 전, 아디다스는 일본 기린맥주와 손잡고 아디다스 3선이 큼지막하게 그려진 '903'이라는 이름의 스포츠음료를 시장에 내놓았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호응이 빠르고 크게 나타났다.

아디다스가 음료시장을 공략할 수 있던 것은 다른 음료회사보다 더 맛있고 더 훌륭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나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아디다스는 기록을 위한 스포츠과학을 추구하는 사람들, 그들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디다스 3선이 그려진 스포츠음료를 손에 든 사람들은 "이 음료를 마시면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을 거야"라는 기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아디다스는 운동화브랜드가 아니다. 아디다스는 스포츠과학으로 기록을 향상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솔루션 브랜드다. 그러므로 아디다스는 운동화나 스포츠용품 뿐 아니라 스포츠과학을 필요로 하는 어떤 영역에서든 호응 받을 수 있고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수가 있다.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면 어떤 제품을 가지고 시장에 들어가야 할까, 그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솔루션을 가지고 시장에 들어가야 성공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또한 우리의 브랜드는 제품의 브랜드가 아니라 솔루션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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