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째 계약서 못봤어요"…강남 중개업자의 '눈물'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1.05.26 08:17

부담금 폭탄 소문 확산돼…5040가구 개포주공1단지 이달 거래건수 '1'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경ⓒ이명근 기자
"석달째 매매계약서 1건도 못썼습니다. 수익은커녕 사무실 임대료 등 운영비도 못 건졌죠. 정부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라고 계속 내놓는데 거래는 더 안되네요."(서울 강남 개포동 A중개업소 대표)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거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2월 강남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은 후 주요 재건축단지의 거래가 끊기더니 4개월째 살아나지 않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거래건수가 1∼2건에 불과한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수두룩하다.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 조합원 추가분담금,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등이 수억원에 달한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어서다.

거래가 끊기면서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대세하락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천가구 재건축, 한달간 거래건수 1∼2건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총 5040가구)는 이달들어 성사된 거래건수가 1건뿐이다. 2009년 한달에 최대 50∼60건이 거래된 사실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옛날 얘기다. 개포주공1단지 거래건수는 올 1월 38건에서 2월 8건, 3월 13건, 4월 12건으로 줄어들더니 이달 들어선 단 1건만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총 4424가구)는 이달 들어 7건이 거래됐다. 개포주공1단지에 비하면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는 2009년 최대 40여건, 올 1월에는 24건이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 3월 12건, 4월 7건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총 3930가구)와 가락동 가락시영1차(총 3600가구)도 마찬가지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시장 상황이 좋았던 2009년 월 거래건수가 최대 40여건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선 각각 3건, 2건 거래되는데 그쳤다. 이는 올 1월(잠실주공5단지 10건, 가락시영1단지 24건) 거래건수 대비 각각 10~30%에 불과한 수치다.


대치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4000∼50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의 한달 거래건수가 서너 건에 불과한 것을 정상적인 시장으로 볼 수 있냐"며 "한 단지에 목을 매고 있는 수십 개 중개업소가 모두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이명근 기자

◇부담금 폭탄 소문 확산…"수익내기 어렵다" 투자자 외면
강남 재건축시장의 거래 침체가 이어지는 것은 각종 부담금 폭탄 소문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어서다.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최근 조합원 추가부담금이 최대 4억∼5억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

개포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재건축 시세가 높은데다 부담금까지 수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내가 투자자라도 재건축아파트를 선뜻 매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알을 낳는 1순위 투자처'로 알려진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대세하락기 진입 초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잠실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취득·등록세 한시 감면, 1주택자 양도세 거주요건 폐지 등 웬만한 대책이 다 나왔는데도 거래건수가 바닥인 것은 재건축시장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라며 "급매물이 쌓여 있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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