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엔진부품사 유성기업 파업…업계 생산 '빨간불'

머니투데이 안정준, 김보형 기자 | 2011.05.22 10:30

(상보) 엔진부품 20~70% 공급 유성기업 파업… 24일부터 전차종 차질

자동차 엔진부품 전문생산기업인 유성기업의 파업사태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중단 위기에 빠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22일 디젤엔진 부품 부족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ix', '싼타페', '베라크루즈'의 생산이 중단됐고, 기아차는 앞서 20일부터 '카니발' 생산라인을 세웠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모두 유성기업의 부품을 쓰고 있어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의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엔진 핵심 부품 생산 '유성기업'…불법 점거파업

유성기업은 1959년 설립된 부품사로 충남 아산과 충북 영동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자동차 엔진의 핵심 부품인 피스톤링과 실린더라이너 등을 생산해 완성차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피스톤링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사업장인 유성기업 노조는 지난 1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며 사측과 특별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노조는 3월 중순부터 집단조퇴와 잔업 및 특근거부 등을 통해 생산량을 50% 이상 줄였으며 지난 18일부터는 생산라인을 점거하고 불법파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관리직원들이 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생산설비의 전원 스위치를 내리고 각종 기계에 쇠막대기를 끼워 작업을 방해했다.

이에 사측은 이날 오후 생산 중단을 막기 위해 직장폐쇄 신고를 한 뒤 생산 현장에 관리직을 투입해 공장 재가동을 준비했으나, 저녁 9시께 노조원과 외부 활동가 500여명이 공장을 불법 점거해 생산이 완전히 중단됐다. 현재 유성기업 노조원 100여명과 외부 세력 200여명 등 총 300여 명이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생산직의 평균연봉이 7000만원(7015만원)을 넘을 정도로 고임금을 지급하는 등 복리후생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면서 "하루빨리 불법점거파업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싼ix·카니발 생산 중단…24일부터는 쏘나타·K5도 생산 타격

핵심 엔진부품의 70% 이상을 유성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부품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시작됐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지난 19일 상용트럭 잔업을 중단했고, 20일에는 카니발을 생산하는 기아차 소하리 공장이 멈췄다. 이날부터는 투싼ix, 싼타페 등 현대차 울산도 가동이 중단됐다.

특히 해외수출이 많은 쏘나타와 K5, 제네시스 등 주요 모델들에 모두 유성기업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4일부터는 모든 엔진 재고가 소진 된다"면서 "대한이연 등 다른 협력사를 통해 엔진부품을 공급받는 일부 소형차를 제외하고는 모든 차종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GM은 엔진 부품의 70%를 유성기업으로 공급받고 있고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각각 50%와 20% 안팎의 부품을 의존하고 있어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차질이 발생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협력사 파업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이 올 스톱될 경우 자동차부품산업은 물론 물류, 금융 등 연관업종들은 물론 국가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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