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단카이 세대 사로잡은 월지급식 '용돈펀드'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1.05.23 08:41

[월지급식 투자혁명 열린다①-3]일본, 펀드 절반은 '월지급식펀드'...왜?

편집자주 | 지금까진 어떻게 모으는가만 관심이었다. 퇴직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은 어떻게 받느냐를 생각하는 자산관리가 절실해졌다. '적립식'에 고정돼 있던 투자의 패러다임이 '월지급식'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 이유이다. 한국 베이비부머들의 새로운 투자 화두 '월지급식'을 집중 분석한다.

일본에서는 '매월 분배형 펀드'라고 불리는 월지급식펀드가 대세다.
목돈을 맡겨두고 다달이 수익금과 원금 중 일부를 배당으로 받아가기 때문에 '용돈펀드'라는 별칭이 붙였다.

투자정보회사 모닝스타재팬에 따르면 일본에서 지난해 4분기 자금이 순유입 된 펀드 상위 20개 모두 매월 분배형이다. 그 가운데 1위인 '노무라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는 순자산 규모가 무려 1조1350억엔(15조원)에 육박했다. 이 펀드로 지난해 4분기에만 무려 2953억엔이 몰렸다.

월지급식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30조엔(396조원)을 넘어서 전체 공모펀드(약67조엔)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수익을 분배하는 형식보다 목돈을 만드는 적립식 펀드 중심인 국내하고는 크게 대조된다.

이같은 현상은 단카이 세대의 은퇴와 관련이 깊다.
이 펀드는 1997년 처음 나왔다. 680만명에 이르는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인, 이른바 단카이(團塊) 세대(1947~49년생)의 대량 퇴직과 맞물리면서 급속도로 성장한 것. 고도성장을 주도하며 부를 축적한 이들의 은퇴는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고령 투자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실제 일본은 60세 이상 세대가 전체 금융자산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월 분배형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도 펀드의 인기 몰이에 한몫했다. '잃어버린' 20년간 지속된 저금리에 일본 투자자는 지쳤다. 이들은 또 고위험 투자보다는 선진국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배분하는 월지급식펀드가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고위험채권, 신흥국채권, 고배당주식, 리츠 등에 투자해 분배금을 상향조정한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투자자가 사전에 선택한 외국 통화로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통화선택형'도 인기다.

'노무라 미국 하이일드 채권(브라질헤알화)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로 미국의 투기등급인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한다. 수익 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해 높은 이율을 추구한다. 브라질 헤알화와 미국 달러간의 환헷지로 수익을 확보하고, 엔화와 브라질 헤알화 간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린다. 이 펀드는 지난 1년 20%가 넘는 배당으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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