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0조 가진 베이비부머 '월지급식'에 꽂혔다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11.05.23 07:05

['월 지급식' 투자혁명 시작됐다-①]

편집자주 | 지금까진 어떻게 모으는가만 관심이었다. 퇴직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은 어떻게 받느냐를 생각하는 자산관리가 절실해졌다. '적립식'에 고정돼 있던 투자의 패러다임이 '월지급식'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 이유이다. 한국 베이비부머들의 새로운 투자 화두 '월지급식'을 집중 분석한다.

금융시장의 자산관리 화두가 '적립식'에서 '월지급식'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712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이다.

돈을 모으는데 초점을 맞춰왔던 베이비부머세대들은 매달 일정액을 투자해 자산을 불리는 '적립식 투자'에 매달렸다. 실제로 은퇴를 맞닥뜨리기 시작한 베이비부머들은 이제 '돈을 어떻게 받아 쓸 것인가'를 염두에 둔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모은 돈을 투자해 매달 조금씩 지급받는 '월지급식'이 새로운 투자패턴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 자산운용사들은 연금처럼 매달 꼬박꼬박 돈을 지급하는 월지급식펀드와 신탁, 랩(Wrap),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쏟아내고 있다. 2220조원에 육박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및 노후자금을 움직이는 '거대한 변화'가 자산관리 시장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월지급식 글로벌채권신탁'을 출시해 불과 9일 만에 1130억원을 모집했다. 일평균 125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것. 브라질 국채 투자로 연 9%(월 0.75%)의 이자수익을 매월 지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이자생활자와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몰렸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은 올 초 '월지급식 골든에이지 포트폴리오'를 선보여 소리없이 1650억원 가량을 판매했다. 이 상품은 단일상품이 아닌 펀드, 채권, ETF, 예금 등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연 6%(월 0.5%)의 수익을 매월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산운용사들도 월지급식펀드로 은퇴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은 작년 말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펀드'를 출시해 지금까지 2302억원을 모집했고, 삼성자산운용도 지난 2월 '삼성스마트플랜실버 시리즈'를 선보여 3개월간 734억원을 판매했다.

지난 20일 현재 월지급식펀드의 총 설정액은 4968억원으로 연초대비(2205억원) 2.3배, 작년 초 대비 3.3배 커졌다.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끊이지 않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등 다른 증권사들도 판매중인 모든 펀드에 월지급식 서비스를 도입하는가 하면, 월지급식 ELS와 랩 등 특화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은퇴 및 노후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월지급식 투자상품은 아직 시장규모가 미미하지만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맞물려 성장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통계청 및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경제성장을 주도한 베이비부머(1954~1963년생) 세대는 총 712만5000명(2010년 5월 기준)로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은퇴시기에 접어들어 오는 2018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평균자산은 3억1063만원, 총 자산은 2220조원에 육박한다. 이중 금융자산만 4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적립식 투자혁명'에 버금가는 '월지급식 투자혁명'이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동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센터장은 "일본은 단카이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된 2003년부터 월지급식 투자상품이 본격적으로 성장해 핵심 자산관리 수단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도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자산관리의 핵심 트렌드가 적립형에서 월지급형으로 바뀌어가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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