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유경 남매간에도 "봐주는 거 없네"

머니투데이 신동진 기자 | 2011.05.24 07:38

정유경부사장 대주주 조선호텔베이커리 이마트피자 히트에도 이익 줄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오른쪽)ⓒ머니투데이 사진 자료.
신세계그룹 계열의 제빵·제과업체인 조선호텔베이커리가 지난해 '이마트 피자'를 크게 히트시키며 외형을 키웠지만, 이익은 오히려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더구나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지분 40%를 가진 최대주주여서 더욱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이마트가 피자사업 초기 단계부터 조선호텔베이커리에 냉정하게(?) 매출수수료율을 적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이마트를 통해 피자와 빵을 판매하고 대신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이마트에 지급해 수익을 나눈다. 이런 구조에서도 이마트는 계열사라고 봐주는 일 없이 다른 거래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했다는 것.

정 부회장과 정 부사장이 비록 남매 지간이라도 사업에선 냉정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조선호텔베이커리 전체 매출의 85%는 이마트에 출점해 피자 및 빵 판매를 하는 '데이앤데이' 사업부가 차지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피자사업, 뜻밖의 변수〓조선호텔베이커리는 지난해 7월부터 신성장동력으로 피자사업을 시작했다. 모회사인 이마트의 총 135개에 달하는 매장을 잘 활용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봤다. 먼저 과감한 투자부터 했다.

천안 공장을 증축하고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는데 차입금을 포함해 총 185억원을 투입했다. 처음 일부 점포에서 시범판매를 시작한 이마트 피자는 크기가 시중 피자의 2배에 가까우면서도, 가격은 1만1500원으로 매우 저렴해 이내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올 5월 현재 이마트피자를 판매하는 매장이 122개까지 늘었다. 점포별로 하루 평균 150~180판을 판매한다. 이마트 피자의 하루 매출은 최소 2억원 이상으로, 연간 매출규모는 700억원대 이상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한 것을 감안한다면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이마트피자로 지난해 300억원 가량 매출을 늘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실제 지난해 매출증가분(312억원)과도 거의 일치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매출성장과 더불어 이익도 늘어야 하는데, 뜻밖의 변수가 있었다.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애초 피자사업이 안정권에 들어올때까지 수익배분차원에서 내야하는 판매 수수료를 낮춰주겠다는 약속을 이마트에게 미리 받았다. 이 약속은 사업 시작 후 2개월 동안은 지켜졌다. 하지만 3개월째가 되자 이마트는 수수료를 다른 협력업체 수준으로 원상복귀하겠다고 조선호텔베이커리에 통보했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이마트와 조선호텔베이커리 양 측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수수료율이 원상복귀 되자 당초 세운 사업전망과 달리 조선호텔베이커리가 피자사업에서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업계에선 분석했다.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1678억원으로 이마트 피자의 인기에 힘입어 20% 이상의 외형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2009년(50억원)의 절반이하로 확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이마트의 수익 보전과 더불어 공정성 논란을 의식해 여동생이 대주주인 회사에도 수수료율을 냉정하게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극적 시설투자로 이익감소 반론도〓그러나 이마트 관계자는 이와 달리 "조선호텔베이커리가 피자사업에서 별다른 이익을 내지 못한 것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는데도 가격을 올리지 못했고, 시설 투자를 크게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실제 지난해부터 피자사업 외에도 적극적으로 신규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해 5월 1일자로 조선호텔로부터 외식사업부를 19억원에 인수했으며, 신세계와 새로운 식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도 꾸렸다. 이같이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정 부사장은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주요 결정에 직접 관여하면서 신규사업에 대한 확장 의지가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신규사업에 투입되는 관리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며 "정 부사장이 직접 (사업 확장에 대한) 지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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