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이 기사는 05월17일(09:23)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참여 투자은행(IB) 13곳, 소위 여의도 컨소시엄이 꾸려졌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한국실리콘의 인수단 구성 현황이다. 대기업들의 대대적인 공습에 직면한 한국실리콘이 대규모 인수단을 구성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한국실리콘은 최근 IPO 주관사 및 인수단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상장 인수단은 총 13곳의 IB로 구성됐다. 국내 최대 IPO 거래였던 삼성생명 인수단(11곳)보다 더 많다.
대신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3곳이 상장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삼성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공동주관사 역할을 배정받았다. 이외에 단순 인수사로 KB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동부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8곳이 이름을 올렸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실리콘 인수단에 10곳이 넘는 국내 증권사 참여하면서 '여의도 컨소시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올 초 주관사 제안서를 낸 증권사들이 모두 인수단에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향후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한국실리콘이 금융권과의 관계 유지 차원에서 다수의 IB를 인수단에 참여시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실리콘은 현재 대기업들의 대대적인 공세에 직면해있다. 올해 초 삼성그룹 계열 삼성정밀화학이 1만톤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을 발표한데 이어 한화그룹과 LG그룹도 나란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기존 경쟁사인 OCI와 웅진그룹도 캐파 증설을 위해 거침없는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웅진은 내년까지 8300억원을 들여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1만2000톤 가량 더 늘릴 계획이다. 현재 생산능력이 5000톤 수준임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세운 셈이다.
업계 1위 OCI는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만4000톤 급 생산공장 신축에 나선다. 최근 7억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계획을 발표하고, 자금 조달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절차에 나섰다.
향후 이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중견기업인 한국실리콘 역시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자금조달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인수단에는 대우증권(산업은행)과 우리투자증권(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신한은행), KB투자증권(국민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신디케이션론 등 금융 지원을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미 한국실리콘은 지난해 3월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 8개 금융기관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장기 대출을 받으며, 이후에도 추가 자금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계속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증권사의 경우에도 고유 자기자본투자(PI)나 사모투자펀드(PEF)를 활용한 메자닌 투자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이달 초 한국실리콘 모회사인 오성엘에스티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 모집 때도 현대증권과 대우증권 등이 PI 방식으로 투자를 검토하기도 했다.
IB들 역시 당장 할당되는 몫은 적지만 파생 거래를 염두에 두고 거래에 참여해다는 의중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열 곳이 넘는 증권사들이 한정된 물량을 나눠가져야하는 만큼 인건비 수준의 수수료를 건지는데 그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인수단 참여 증권사 관계자는 "10곳이 넘는 기관이참여하다보니 한 증권사당할당되는 몫은 적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한국실리콘과 거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 추가 파생 거래들을 수임하기 위해 인수단에 계속 발을 담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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