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허허벌판에 복합쇼핑몰 짓는다?

머니투데이 신동진 기자 | 2011.05.19 08:03

베트남 복합쇼핑몰사업, 추진도 철수도 못해..GS건설 아파트 사업 호황과 대조

GS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GS리테일이 베트남에서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하다 진퇴양난의 늪에 빠졌다.

GS리테일은 이미 2007년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나 잘못된 쇼핑몰 부지 선정으로 인해 2011년 5월 현재까지 사업을 시작하지도, 아예 철수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그룹계열인 GS건설이 베트남 현지에서 아파트 및 사회간접자본 사업 등으로 순항 중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GS리테일과 베트남의 `잘못된 만남`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GS리테일은 미화 118만 달러를 들여 베트남 빈증성의 공기업(BECAMEX IDC CO.)과 토지사용권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06년 12월부터 2055년 1월 14일까지다.

GS리테일은 이듬해인 2007년 초 빈증성 미푹3단지(벤캇현 토이 호아 읍)에 5만9504.4㎡(1만8032평)에 이르는 대규모 복합쇼핑몰 GS스퀘어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같은 해 9월 부동산 개발 및 임대, 물류서비스, 식품가공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현지법인 'GS리테일 베트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미푹3단지에 쇼핑몰, 편의점, 백화점 등을 입점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GS리테일은 16일 현재까지 별다른 사업 진행을 하지 못하고, 이렇다 할 향후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빈증성에 상권 형성이 안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GS건설은 호치민 시내에서 외국인 거주 대상으로 임대아파트를 활발히 건설하고 있는데다, 베트남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속도로·공항 등의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같은 그룹 계열사가 같은 나라에서 사업을 펼치는 데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와 현지 관계자들은 GS리테일의 베트남 진출에서 사업부지 선정 자체가 `결정적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빈증성은 호치민 인근에 위치하지만 현지 한국기업인과 이곳에서 근무하는 현지 근로자외엔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인구가 많지 않아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부유층이 많이 사는 호치민에는 이미 현지 브랜드인 '사이공 콥'과 국내마트 중 성공적으로 베트남에 진입했다고 평가받는 롯데마트 등이 자리잡고 있다. 현지기업 한 관계자는 "미푹3단지는 현재 허허벌판인데다 공단지역이어서 상권이 형성되기 힘든 곳"이라며 "따라서 대규모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기에는 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더구나 베트남은 공산국가다보니 완벽한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다. 이 때문에 한국처럼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심이 형성되기가 힘든 상황이다. 빈증성으로 들어가는 교통망도 여의치 않다. 물론 올해부터 고속도로를 들어설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이 또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KOTRA 관계자는 "빈증성은 좋은 상권으로 보기 힘들다"며 "지리적으로도 고속도로 상황자체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반의 상황들로 인해 현지에서는 GS리테일이 사업을 아예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현지기업 다른 관계자는 "빈증성에 상권이 형성되기 힘들다는 것은 GS리테일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토지사용권을 팔고 싶어도 마땅한 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못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사업 철수와 관련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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