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년 3개월이라는 장기간 경제부처 수장을 맡아 쉴 틈 없이 달려오면서 피로감을 호소해 왔고 결국 '짐을 내려놓고 싶다'는 발언까지 하기도 했다.
취임과 동시에 당시 3%로 잡혀 있던 2009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2%로 끌어 내리고 국민들에게 '위기 상황'이라는 사실을 솔직히 알렸다. 그리고 조기 추경편성, 민생안정대책, 구조조정 등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동원해 경기회복에 집중했다. 덕분에 2009년 성장률은 예상과 달리 0.2%라는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고 2010년에는 6.1% 성장하면서 가장 모범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 장관은 또 지난해 G20 의장국으로서 환율 전쟁을 치르고 있던 각국의 이견을 조율해 냄으로써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
다만 최근의 물가급등,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격차,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 등은 그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았다. 올해 물가급등이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 등 주로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됐지만 긴축으로의 전환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6.1%라는 고성장과 달리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선진화 등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다.
윤 장관 스스로도 취임 2년을 회고하면서 " 경제 회복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민들의 체감경기 회복이 미진하고 일자리 창출이 부족한 것은 유감스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증현 장관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겠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 중인 윤 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년3개월 간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으나 최선을 다해 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위기 극복을 잘했다는 국내외적인 평가, G20의 성공적 개최로 인한 대외 신인도 향상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와 고용, 특히 청년실업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고 소득격차 문제나 서비스 선진화를 크게 진전시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후임 박재완 후보자에 대해서는 "경륜과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며 "경제정책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장관 경험도 있어 이번 정부의 경제 정책 마무리를 잘 관리 해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 후보자가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을 지냈고, 국회의원 활동하면서 관련 일도 한데다 과거 재무부와 감사원에서 근무한 경험 때문에 경제정책과 끊임없이 연관을 맺고 일해 왔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이라며 "이제 홀가분하게 장관직을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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