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가 '아이돌 스타'보다 나은 이유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11.05.05 12:58

[엔터&머니]김동하의 엔터산책… 팬미팅도 대박, 캐릭터 산업 '롤 모델'로

지난 4월 1일 오후 2시.
수원 동탄에서 '뽀로로의 팬 미팅'행사가 열렸다. 국내최초 '뽀로로 테마파크'가 들어선 복합쇼핑몰 메타폴리스의 오픈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평일 오후 2시여서 인기가 시들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말 그대로 기우였다. 뽀로로 복장을 한 5명의 캐릭터 요원들은 사인회 시작 전부터 엄청난 규모의 '팬덤'에 시달려야했다.

행사가 이뤄진 4시간 내내 300명으로 제한된 줄은 줄어들지 않았고, 행사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지 못한 아이들의 아쉬움이 폭발하면서 쇼핑몰은 울음바다가 됐다. 화면에서만 보던 뽀로로를 직접 만나 사진까지 찍을 수 있다는 건 아이들에게 꿈을 실현하는 일이었나 보다.

뽀로로와 친구들. 이미지 저작권은 ⓒICONIX / OCON/ EBS / SKbroadband
영유아 아이들에게 데뷔 8년차 '뽀롱뽀롱 뽀로로'캐릭터의 인기는 아이돌 그룹 뺨치는 수준이다. '뽀로로는 대통령, 난 상대가 안 된다'는 개그맨 강호동의 말처럼 뽀로로는 어린아이들의 진짜 우상(優像), 즉 아이돌이 됐다. 일반 가정뿐 아니라 소아과 병원에서도 우는 아이 달래는 진통제 대용으로 뽀로로 영상을 보여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캐릭터를 '매니지먼트'하는 기업에게 뽀로로는 아이돌보다 훨씬 매력적인 수익원이다. 매년 30~40% 매출 성장성은 아이돌 못지않고, 뽀로로와 수익을 배분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수익성도 높다.

뽀로로의 가장 큰 장점은 수익의 안정성. 아이돌 구성원들의 '돌발행동'과 같은 리스크가 전혀 없다. 각종 부가사업의 초상권을 놓고 뽀로로와 다툴 일도 없다.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했다 접은 한 중소기업 사장의 말이다.
"연예인들은 성공하고 나면 자신을 키워준 기획사를 버리고 독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신감을 느낀 많은 엔터회사들이 배신하지 않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죠"


뽀로로의 몸값은 이미 어지간한 아이돌 그룹을 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추산한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893억원 수준. 부가판권 등 시장규모는 5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뽀로로와 크롱, 해리, 루피 등 10명(7명에서 3명이 늘었다)의 친구들은 인형, 장난감, 풍선, 악세사리 등 수없이 많은 부가상품에 실리며 수백억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뽀로로 친구들과 수익을 나눌 필요도 없고, 뽀로로가 인기가 많다고 해리나 크롱이 시샘하거나 탈퇴하는 일도 없다.

뽀로로 영상을 실물로 옮겨 놓은 '뽀로로 테마파크'도 수원 동탄을 선두로 서울 신도림, 제2롯데월드 등에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문을 연 동탄점은 400평 남짓한 아담한 규모로 만들어졌지만, 평일에는 900명, 주말에는 1600명에 달하는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하루 평균 입장료 수익만 1800만원에 육박하며, 캐릭터 매출도 입장수익과 맞먹는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뽀로로와 같은 캐릭터 산업은 '한류'의 열풍에도 동참하고 있다. 덕분에 '캐릭터 후진국'으로 분류되던 한국의 캐릭터 브랜드 산업도 '롤 모델'이 생겼다. 뽀로로는 이미 전 세계 110개국에 수출되고 있고, 프랑스 국영 방송 TF1에서는 뽀로로의 시청률점유이 58%를 기록하면서 동시간대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에스엠소속 동방신기의 분열, 카라의 분열와 재결합을 보면서 뽀로로와 같은 힘 있는 캐릭터 사업의 매력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열 아이돌그룹 안 부럽다.

뽀로로 테마파크 내 뽀로로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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