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잠겨있는 '골치덩이' 준공후 미분양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1.05.04 15:44

중대형 많아 여러 혜택에도 변화없어… 건설업계, 20%내외 할인판매 불사

미분양아파트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물량이 적체되고 있다. 준공후 미분양아파트의 90% 이상은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아파트들이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중소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중대형은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문제는 준공후 미분양이 많을수록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건설사들마다 분양가 할인폭을 늘리고 납입조건도 크게 완화해 판촉하고 있으나 준공후 미분양아파트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준공후 미분양' 얼마나 심각하길래
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7만7572가구로 이 중 준공후 미분양아파트가 4만1890가구로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1가구당 평균 분양가를 3억원으로 가정할 때 12조원 이상이 이들 준공후 미분양에 잠겨있는 셈이다.

서울(1016가구) 인천(519가구) 경기(7770가구) 등 수도권내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9305가구에 이른다. 시·도별로는 대구가 8448가구로 가장 많다. 이들 준공후 미분양아파트는 규모별로 △60㎡ 이하 2033가구 △60~85㎡ 1만765가구 △85㎡ 초과 2만9092가구 등으로 85㎡ 초과가 70%에 달한다.

경기 용인시의 경우 전체 2935가구의 준공후 미분양 중 85㎡ 초과가 2872가구로 98%에 육박한다. 고양시도 준공후 미분양 1345가구 가운데 85㎡ 초과가 97%인 1310가구이고 충북 청주시도 1099가구 중 96%인 1051가구가 중대형이다.

◇준공미분양 때문에 빚갚느라 또 빚내는 건설사들

아파트 공사비는 분양 계약자들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받아서 충당한다. 미분양아파트 때문에 부족해진 공사비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다.

하지만 완공이 됐음에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빚을 갚을 수 없게 돼 건설사들은 자금난을 겪게 된다. 실제 상당수의 건설사들이 미분양아파트를 재분양해 받은 대금으로 상환할 목적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지만 재고가 소진되지 않으면서 더 불리한 조건에 ABCP를 재발행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미분양아파트를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할인판매와 무료 섀시 설치 및 발코니 확장 등 공격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임광토건과 진흥기업은 일산 서구 탄현동 임광·진흥 아파트를 최고 1억원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이 아파트의 최초 분양가는 3.3㎡당 1300만원이었지만 1000만원대로 내렸다.

안양의 한 아파트 158㎡는 최초 분양가 7억1000만~7억4000만원보다 최대 2억4000만원 할인된 가격에 통매각을 진행 중이다. 용인 마북동 한 아파트는 분양가를 최대 17%인 1억2300만원 낮춰 재분양을 시작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 KCC스위첸은 최초 분양가보다 6000만~1억3000만원 내린 가격에 미분양아파트를 팔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살아나고 있는 지방 부동산시장과 달리 수도권은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인기없는 중대형이 대부분이어서 공격적인 판촉에도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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