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억, 70억…" 현대차그룹 임원 '자사주 대박'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김보형 기자 | 2011.05.04 07:49

설영흥 부회장 121억원으로 '최고 부자'

'121억원, 70억원, 60억원'

현대자동차 임원 3인이 보유한 자사주를 3일 종가(24만2000원)로 평가한 금액이다. 사상 최고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자사주로 소위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잊고 지냈던 자사주 평가액이 어느새 억대를 돌파하고 있다.

3일 지난해말 기준 자사주 보유 내역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평가액이 억대를 돌파한 임원은 현대차가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아차 29명, 현대모비스 8명 등이었다. 이들 현대차그룹 주력 3사의 주가는 올 들어 기아차가 45% 가까이 올랐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39%와 28% 상승했다.

◇설영흥 부회장이 121억원으로 최고
보유주식 가치가 10억원이 넘는 현대차 임원은 14명에 달했다. 직급별로는 설영흥, 최한영 부회장등 부회장급이 5명, 노재만, 김억조 사장 등 3명, 부사장이 3명, 전무급이 3명이었다.

보유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은 임원은 설영흥 중국담당 부회장이다. 설 부회장은 현대차 보통주 5만주를 보유, 평가액이 3일 종가기준(24만2000원)으로 121억원에 달했다. 노재만 베이징현대차 사장도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총 3만3658주, 71억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한영 상용담당 부회장과 이정대 재무담당 부회장도 나란히 2만5100주와 2만90여주를 보유 주식 평가액이 각각 60억원과 48억원에 달했다. 지난 3월 퇴임한 이현순 연구개발총괄본부 담당 부회장도 2만5200주를 보유해 60억원을 넘었다. 노재만 사장을 제외하고는 주식이 많은 상위 5명의 임원이 모두 부회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근속년수가 긴 부회장급이 자사주 취득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핵심 경영진으로 회사 경영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공장장들의 보유주식이 많은 점도 눈길을 끈다. 김억조 울산공장장(사장)이 44억원으로 이정대 부회장의 뒤를 이었고, 전임 울산공장장이었던 강호돈 체코법인장(부사장)도 36억원에 달했다. 또 임태순 아산공장장(전무)과 조덕연 전주공장장(전무)도 주식 평가액이 24억원과 17억원으로 평가됐다.

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은 보통주 6445주와 우선주 298주를 보유해 평가액이 16억원에 불과했다.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도 보통주 1만주, 24억원으로 다른 부회장들과 비교해 적었다.

퇴임한 현대차 임원들의 평가액도 상당했다. 이현순 전 부회장(60억원)과 김승년 전 사장(30억원) 외에도 신동관 전 부사장(23억원), 김영우 전 부사장(34억원) 김형욱 전 부사장(25억원)도 보유 주식이 많았다.


◇ 기아차 수익률 최고, 현대모비스 좀 더 묻어둘걸…
기아차에서는 안병모 미국법인 대표의 평가액이 24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주우정 재무관리실장이 21억47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최성기 중국사업본부장은 8억50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기아차 임원 가운데 억대 평가액을 기록한 임원은 모두 29명.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임원 13명의 보유 주식수가 1855주로 동일하다는 점. 기아차는 2004년과 2006년에 유상증자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자사주 매입 기회를 부여했다. 이 때 당시 최고한도를 모두 매입하면 1855주를 보유하게 된다.

기아차는 2004년의 경우 1만원대 초반에, 2006년에는 1만4000원대에 매입기회를 부여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들 임원들의 수익률은 무려 550%를 넘는다.

기아차 관계자는 "자사주를 갖고 있던 직원들 상당수가 3만원대에 매각했다"며 "짭짤한 재미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주가를 보고 있으면 별로 유쾌하진 않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임원 가운데서는 최근 사임한 최호성 전 부사장이 41억원으로 최고 평가액을 기록했다. 정수경 전장사업관리실장이 3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사주 평가액이 억대를 넘는 임원은 8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과거 2차례에 걸쳐 임원들에게는 스톡옵션이, 일반 직원에게는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하지만 당시 스톡옵션을 받은 임원은 퇴사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주가가 많이 올라 현재까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직원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임직원들 사이에서 '더 묻어둘 걸'하는 후회는 이미 술자리 단골 안주가 된 지 오래다.

한편 현대차 임직원이 지난해 무파업 보상으로 받은 주식 가격도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해 7월 13만7000원이던 현대차 주가는 3일 24만2000원으로 상승했다. 덕분에 30주의 가치는 411만원에서 726만원이 됐다.

↑현직 임원 기준. 퇴직자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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