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는 지난해 3월 세계 최고 악기회사로 평가받는 스타인웨이사의 주식 31.8%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지만 최고경영진이 보유한 황금주 때문에 경영권을 가지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알맹이 없는 투자'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삼익악기는 최근 2063만 달러(221억원)를 투자, 스타인웨이사의 황금주 47만7952주 중 36만8554주를 취득함으로써 경영권까지 넘겨받게 됐다. 삼익악기의 스타인웨이사의 지분은 33.17%로 확대됐다.
삼익악기는 "이번 황금주 취득으로 스타인웨이사의 실효적 지배가 없는 투자라는 업계의 회의적인 시선을 불식시키면서 세계수준의 악기제조 기술을 접목시켜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타인웨이사는 고급 피아노로 유명한 스타인웨이와 콘 셀머로 나눠져 있다. 콘 셀머는 트럼펫, 색소폰, 호른 등의 관악기와 타악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삼익악기는 이 같은 M&A '약발'에도 불구하고 3일 오전 9시52분 현재 전날보다 1.62% 하락한 1215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4월29일과 5월2일에는 각각 4.80%, 2.92% 상승했었다.
M&A 성사 소식이 전해지면 단기간에는 주가가 급등하는 게 상례지만 삼익악기는 하루 상승폭이 채 5%도 넘지 못했다.
이처럼 삼익악기가 시장의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악기 산업이 발전에 한계가 있는 성숙산업이라는 선입관에 더해 스타인웨이사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삼익악기가 부도가 났던 기업이라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고, 고급 악기가 음악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대중적이지 못한 점도 저평가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익악기는 지난해 989억원의 매출액과 73억원의 영업이익, 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매출액은 2009년(830억원) 대비 19% 가량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2% 성장했다. 올해는 1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김희성 한화증권 미드 스몰캡팀장은 "스타인웨이의 경영권 확보로 삼익악기의 브랜드 가치가 커지게 됐고, 악기 시장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의 고급 악기 수요 공략도 더 원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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