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결심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겐 순자산이 "그의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지난 2007년 자신의 재산을 축소 보도했다는 이유로 시사주간지 '타임'을 고소하며 자신의 재산은 "시장의 상황과 더불어 내 기분에 따라서도 늘었다 줄었다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14일자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백만장자들은 최소 750만달러는 가져야 부자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델리티 투자가 부동산과 연금소득을 제외하고 투자자산만 100만달러가 넘는 부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2%가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750만달러는 가져야 부자라고 느낄 수 있다고 답했다.
결국 사람마다 부자라고 느낄 수 있는 자산의 규모가 다르다는 얘기다. 그렇다 해도 부자들이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계기는 있을 것이다. 부자들은 어떤 때 "아, 내가 부자구나"라고 느끼게 될까.
U.S. 뉴스& 월드 리포트에 따르면 피닉스 마케팅 인터내셔널과 U.S.트러스트가 최근 투자자산만 300만달러가 넘는 부자 4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40%는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고 답했다. 부자라고 대답한 나머지 60%는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다음 5가지로 설명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56%가 가격을 따지지 않고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했다.
2. 자산이 매직 넘버를 넘어섰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36%는 유동자산이 특정 수치를 넘어섰을 때 부자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응답했다. 부자의 기준이 되는 일종의 매직 넘버에 대해 가장 많은 28%가 200만~400만달러를 제시했다. 23%는 100만~200만달러를, 15%는 500만~1000만달러를 부자의 기준으로 생각했다. 1000만달러 이상을 모았을 때 비로소 부자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대답은 4%였다.
3.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18%는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게 됐을 때 부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부자들에게 가족은 매우 소중한 가치였다. 조사 대상자의 90%가 재산을 가족과 친척들에게 재정적 안정을 제공하는데 쓰고 싶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가족이 소중하다고 해서 부자들이 자산을 꼭 자녀에게 상속한다는 뜻은 아니다. 조사 대상자의 49%만이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것이 중요한 재정적 목표라고 밝혔고 34%만이 자녀가 상속 재산을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4. 진정한 열정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14%는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됐을 때 스스로 부자가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4%는 하고 싶었던 일로 여행을 꼽았고 36%는 재미를 추구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동시에 46%는 퇴직한 뒤에도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55%는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9%는 친구나 동료, 이웃, 친척 등 주위 사람들보다 돈이 더 많아졌을 때 처음으로 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또 9%는 특정 지역, 예를 들어 부자 동네에 집을 구입할 수 있게 됐을 때 부자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WSJ는 이 조사 결과에 부자라는 신호 2가지를 덧붙였다.
6. 친구들에게 "내 자산운용사로 전화해"라고 말할 수 있다
WSJ는 개인 자산운용사(Family Office)가 있다면 자산이 아마도 1억달러 이상일 것이고 이 정도면 이미 스스로 부자라는 사실을 충분히 깨닫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7. 연봉 160만달러? 별거 아냐
미국 투자은행(IB)에서 일하는 금융인들의 지난해 중간 연봉은 160만달러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금융인들은 연봉 160만달러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며 부족하다는 반응들이다. 연봉 160만달러가 시시하게 느껴진다면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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