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위안화 절상에 웃는 자와 우는 자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 2011.04.29 16:59
4월 들어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경제의 각 방면에 미치는 득실을 따지기가 한창이다.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출기업 채산성이 낮아지고 실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상승을 용인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고,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3% 정도 더 상승해 연간으로 5~6% 정도 절상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빨라지는 위안화 가치상승
인민은행이 29일 고시한 기준 환율은 달러당 6.4990위안. 지난 1월4일 6.6215위안보다 1.9%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하며, 2005년7월 환율 제도를 변경한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년 동안 환율 하락이 3.1%였던 것을 감안하면 위안화 가치 상승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월에 0.21%, 3월에 0.29%를 나타냈던 환율하락률은 4월엔 0.88%를 기록했다.

3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3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4월에도 4.9~5.1%로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 하락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지난16일 보아오포럼에서, 후샤오리앤 인민은행 부행장은 15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한목소리로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혀 환율 하락(위안화 가치상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발언이 전해진 뒤부터 환율은 거의 뜀뛰기 하듯, 6.54, 6.53, 6.52. 6.51, 6.50대가 2~3일만에 차례대로 무너졌다.

◇위안화 환율 얼마나 더 떨어질까?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위안화 환율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작년(3.1%)보다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다만 하락폭이 얼마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약간씩 견해가 다르다.


우선 참고할 수 있는 것이 역외선물시장(NDF)에서의 1년만기 위안화선물환율. 최근 선물환율은 6.38~6.39위안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금보다 1.8%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이정도 하락률이면 연간으로 3.6%정도 된다.

하지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연간으로 5~6%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황이핑(黃易平)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NDF선물은 실제 환율이 떨어질수록 더 하락하는 ‘적응성 예측’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위해 환율하락을 용인하고 있는 만큼 올해 위안화 환율 하락률은 6%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통계국의 야오징위앤(姚景源) 경제분석가도 “위안화는 작년보다 많이 절상될 것”이라며 “2006~2010년 중 경상수지 흑자가 연평균 3307억달러에 이른 만큼 국제수지 균형을 위해서라도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2007년에 환율이 6.41% 하락했는데, 그해 경상수지 흑자가 3718억달러로 전년의 2533억달러보다 46% 급증한 영향이었다”며 “올해는 지난 1분기에 10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므로 환율 하락폭은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절상, 우는 자와 웃는 자
위안화 절상은 물가 안정에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ANZ은행은 위안화가 10% 절상될 경우 도매물가는 3.2%, 소비자물가는 0.64%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또 5% 절상될 경우 총통화(M2)는 현재의 6.4%인 4조7000억위안(약799조)이 줄어들고, 12% 절상되면 M2는 10조위안(현재 M2의 15.4%)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민은행이 올들어 매월 지급준비율을 올렸고 기준금리도 짝수달에 2번 인상했음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위안화 환율 하락을 선택한 것은 이런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준율은 20.5%로 사상 최고 수준이고, 기준금리도 연6.31%(1년만기 대출 기준, 예금은 3.25%)로 추가로 올릴 여지가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환율 하락 의존도는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위안화 환율 하락, 즉 평가절상은 수출기업 채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위안샤오밍(袁曉明) 중국 상무부 재무국장은 25일 열린 ‘2011 글로벌 위안화 결제-기업의 글로벌 무역 및 투자에 대한 금융서비스 세미나’에서 “위안화 가치의 지속적 상승으로 중국 수출기업의 이윤율이 지난해 1.47% 떨어진 데 이어 올들어 1~2월 중에도 1.44% 더 하락했다”고 밝혔다. 3월과 4월에 환율이 더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채산성은 더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또 실업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국제제통화연구센터의 순화위(孫華?) 주임교수는 위안화가 1% 절상될 때마다 실업자가 152만8400명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방직 38만8600명, 철강 59만9900명, 가전완구 1만7200명, 전기 52만7200명 등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4. 4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5. 5 "한국에선 스킨 다음에 이거 바른대"…아마존서 불티난 '한국 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