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워진 주가, 이쯤서 펀드 팔까?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11.05.04 09:33

[머니위크]신고가 경신 코스피 긴급점검/ 펀드 환매 체크포인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환매….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터치하면서 펀드시장에 환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뉴스의 '신고점'이라는 단어가 투자자들에게는 '환매 적기'로 들리는 것 같은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전체 펀드 설정액은 지난 4월25일 299조4038억원을 기록, 2009년 이후 3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펀드 시장규모가 300조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주가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환매 대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목표한 수익률에 가까워지자 적극적인 수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한다.

그러나 혹여 상승세가 다시 꺾일까 두려운 마음에 환매를 서두르는 것은 금물. 좋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 못지않게 펀드 환매를 하는 데도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펀드는 환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각 펀드가 투자한 시장의 전망에 따라 포트폴리오 중 일부를 덜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어떤 펀드를 환매할까

"주가가 올라가니까 무작정 펀드를 보유하는 것보다는 한번 매듭을 짓고 다시 출발하는 것도 좋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

"목표수익률에 도달했다면 환매를 고려해보라."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요즘 펀드시장에선 환매 대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지만, 주가가 급등한 지금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portfolio rebalancing, 각종 투자에 배분한 돈의 비중을 수익률 변화에 따라 원래 수준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작업)을 고려해볼 만한 시기라고 조언하는 자산관리 전문가들도 많다.

특히 최근 펀드 환매는 수익이 난 펀드에서 이익 실현하려는 것이 대세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세웠던 목표수익률 달성 여부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특히 일정금액 이상의 목돈을 펀드에 투자한 경우라면 무작정 주가를 관망하기보다 이익 실현을 적극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단 이 경우 분할환매를 통해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필수다.

애초에 목표수익률을 정하지 않았던 투자자라면 예금 금리의 2~3배 정도 수익을 냈다면 환매를 검토해보기에 적합한 수준이라고 이관석 팀장은 말했다.

시장 전망도 펀드 환매의 중요 기준이 된다. 만일 투자자 A씨의 포트폴리오에 국내펀드, 선진국펀드, 원자재펀드, 중국펀드 등이 들어있다면 어떤 것을 먼저 환매하는 것이 좋을까.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펀드 환매를 결심한 경우라면 지금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일부와 선진국펀드에 대한 환매를 우선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다우지수가 고점을 찍는 등 단기간 급등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3분기까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되지만, 일정부분 환매가 필요한 투자자라면 이익실현을 해도 좋을 시기라는 게 이정걸 팀장의 견해다. 하반기 상승세가 더 기대되는 중국펀드와 원자재펀드는 하반기 이후 환매를 고려해볼 것을 권했다.

이관석 PB팀장은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중국펀드 중심) 비중을 크게 6대 4 정도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큰 틀에서 벗어난 다른 펀드들을 우선 환매 고려대상으로 검토해볼 것"을 조언했다.


◆환매 시 체크포인트

펀드 환매를 결정했을 때 필수적으로 점검해야할 체크리스트도 있다.

우선 국내 주식형펀드를 환매할 경우에는 오후 3시라는 시간에 유의해야 한다. 강우신 센터장은 "펀드 환매를 고려하는 고객이 있을 경우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가 오후 2시30분쯤 되면 그날의 주가 동향을 미뤄 환매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가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수익을 결정하는 종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오후 3시 이전에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를 신청하면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수익률이 결정되지만, 3시 이후로 넘어가면 다음날 종가가 반영된다. 만일 환매 신청 다음날의 증시가 폭락하면 돌려받는 금액이 대폭 깎일 수 있는 셈이다.

긴급 자금을 위해 펀드를 환매하는 것이라면 환매 기간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 은행의 예적금은 해약하면 즉시 돈을 찾을 수 있지만 펀드는 환매 신청 후 최소 3~4일은 있어야 돈을 찾을 수 있다. 일부 해외펀드 등은 10일 이상이 지나야 돈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가입기간에 따른 환매수수료도 유의할 점. 통상 가입 후 90일이 지나기 전에 환매할 경우엔 이익금의 30~70%를 수수료로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금에 대한 확인도 필수다. 국내펀드의 경우 펀드 수익 중 주식매매를 통해 얻은 수익은 비과세가 적용되지만 일부 채권투자로 인한 수익 등은 과세소득으로 계산된다. 2010년 이후 해외펀드 수익이 과세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정걸 팀장은 "특히 연간 단위로 따지고 있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 올해 발생할 다른 이자소득분도 감안해서 펀드 환매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펀드투자 규모가 크다면 수익을 한꺼번에 찾지 않고 분할 환매해 소득금액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환매 후 쉬었다간다면, 어디서

"과거 2007년 같은 경우 수익이 많이 났을 때 펀드를 정리하게 되면 그보다 더 공격적인 것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지금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트렌드다."

펀드 환매 후 숨고르기하면서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주계연계증권(ELS)이다. 이관석 PB팀장은 "급등한 주가가 부담이라면 일정 부분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원금보존 추구형) 주가연계상품이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LS는 주가가 올라가면 무조건 수익이 높아지는 상품이 아니라 구간을 정해놓고 주가가 그 사이에 있으면 약속한 수익률을 주는 상품이다. 때문에 주가가 어느 정도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어 변동성 장세에서 특히 주목 받는다. 단 주가연계상품은 상품에 따라 제시하는 기대 수익률이 제각각이어서 어떤 것은 20% 육박하고, 어떤 것은 10% 수준으로 낮춘 것도 있는데 높은 수익률을 선택기준으로 해서는 안된다.

이정걸 재테크팀장은 "주가연계상품의 경우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 큰 시장(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편이지만, 현재와 같이 고점이라는 부담이 있다면 큰 시장(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알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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