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장터 열린 까닭…"이자 확 줄인다고?"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 2011.04.28 18:10

[부채클리닉]금감원,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회 현장…"사람들이 아직도 몰라"

↑ 금융소비자들이 28일 금감원 서울 본원 대강당에서 열린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회에 참석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동훈 기자
28일 오후 금융감독원은 장터였다. 아이를 업고 나온 30대 주부, 반백의 할아버지, 40·50대 가장, 사회초년병…. 온갖 사람들이 모였다. 차림도 얼굴도 다양하고 저마다 사연도 제각각인 이웃들이다.

이날 장터에 나온 상품은 바로 '서민금융'이다. 말 그대로 서민이 보다 편하게 보다 싼 이자에 돈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금융서비스다.

햇살론,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개인 워크아웃 등 다양한 서민금융 품목들이 상담 테이블에 진열됐다. 장터답게 북적북적 거리며 너도나도 전문상담사에게 전후사정을 털어놓기 바빴다.

장터를 연 금감원의 수장도 손수 손님을 맞았다. "미소금융의 금리가 낮습니다. 심사 절차를 통과하면 연 4.5%에 가능합니다. 햇살론도 있는데 이건 11~12%쯤 됩니다. 일단 미소금융을 해보시고 안 되면 햇살론으로 알아보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수완 좋은 '영업맨'마냥 부지런히 서민금융 상품을 안내했다.

↑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28일 금감원 2층 강당에서 열린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회에 참석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권 원장을 찾은 강종길씨(36,가명)는 인테리어 관련 직종에 종사하며 연소득 2000만원 정도를 번다. 현재 대출은 없고 신용카드조차 안 만들었다. 강씨는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 창업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권 원장이 그에게 권한 미소금융은 대표적 서민 창업지원 자금이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온 오문석씨(39,가명)는 높은 이자부담을 하소연했다. 온라인 쇼핑몰 관리직(연소득 3700만원)으로 일하는 그는 대부업체의 고금리에 허리가 휜다.

오씨는 2년 전 어머니가 갑자기 병에 걸려 급전이 필요했다. 당장 돈을 구할 수 있는 곳은 대부업체 밖에 없었다. 이자가 만만치 않은 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겪어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돈을 빌린 5곳 모두 연 40%가 넘었다. 현재 대출 잔액은 약 1700만원. 다행히 연체는 없었는데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동안 신용등급은 9등급까지 떨어졌다.

오씨에게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바꿔드림론(옛 전환대출)이 추천됐다. 대부업체 대출을 6개월 이상 사용하면서 연체 없이 변제한 사람이 대상이다.

이날 직접 상담에 나선 허태열 국회 정무위원장은 "상담 고객들이 대부업체 고금리를 쓰면서도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전환대출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며 "오늘 행사에 오기 위해 인터넷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 희망을 얻고 나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시 일하러 가야해요" 잠시 짬을 내서 왔다는 한 놀이공원의 30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은행이 제공하는 서민맞춤형 대출 새희망홀씨의 지원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날에야 알았다. 이전 연체기록이 아직 적용을 받고 있어 당장은 안 되지만 한 달 후면 가능하다는 상담 결과를 얻었다.

새희망홀씨의 경우 지난달 열린 상담회 현장에서만 9명이 대출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2층 대강당에서 기초적 상담을 마친 사람들 중 상당수는 금감원 건물 앞에 세워진 버스에 올랐다.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이동점포, KB모바일스타다.

이곳에선 전산 장비를 갖추고 개개인의 부채상황 등을 조회해 대출 가능한도와 같은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준다. 또 필요한 서류까지 점검해준다. 이용자가 다음에 지점을 찾기만 하면 손쉽게 대출(새희망홀씨)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기초 서비스를 끝내주는 것.

버스에서 내린 40대 주부 김 모씨는 정말 그 많은 이자가 줄어들 수 있을지 아직도 신기하다. 39%나 되는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 대출 이자가 최저 10%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말만 저렇게 하지 실제로 가능하겠냐"고 의아해했다.

김씨의 빚은 1000만원 정도. 생계자금으로 300만원 빌린 게 불과 1년 새 그만큼 불어났다. "이자는 비싼데 연체 안하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자꾸 빚만 늘더라"고 했다.

김씨를 상담했던 직원은 "현재 연체가 없고 대출 거절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회돼 저금리 대출로 전환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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