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시장이라는 정글에서 그동안 싫든 좋든 전면전을 피해왔던 사자와 호랑이가 맞붙었다.
삼성전자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일본 도쿄법원, 독일 맨하임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오히려 애플이 데이터분할전송, 전력제어 등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삼성전자 제품에 자신의 전매특허인 '독설'을 아낌없이 퍼부어왔다.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떠오른 7인치 갤럭시탭에 DoA(Death on arrival, 병원호송도중 응급환자 사망)라는 표현을 동원, 성공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급기야 모바일 기기시장에서 자사를 위협하는 눈엣가시같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한 것이다.
지금까진 두 업체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외로 싱거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왜일까?
그렇다면 국내 투자자 입장에선 이번 특허전쟁을 어떻게 봐야할까. 우선 이번 소송전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한다. 애플이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애플의 예상을 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의 평가다. 1분기 다소 주춤했던 대장주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랠리에 기대감을 걸어볼만하다.
두 번째는 과연 이번 싸움으로 누가 반사이득을 볼까.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첫 손으로 꼽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플이 그동안 삼성전자가 예뻐서 모바일D램 등을 사서 쓴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소송전을 계기로 애플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물량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 번째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중소협력업체들의 희비다. LG디스플레이를 필두로 실리콘웍스, 엘비세미콘 등이 애플주로 분류된다면 인탑스, 파트론 등이 삼성전자주로 꼽힌다. 물론 일부는 두 업체 모두에 납품을 하고 있다. 이들의 희비는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갈린다.
예전에는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졌다고한다. 하지만 역으로 고래싸움이 벌어지는 곳은 그만큼 먹이감이 풍부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애플과 삼성전자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모바일 기기시장처럼 말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모바일대전은 이제 겨우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모바일시장의 성장이 지속되는 한 고래싸움 전선의 새우등은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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