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위기 서비스드레지던스, 구제방안 나오나?

관계부처 합동 경제정책조정회서 레지던스 활용방안 논의

지난해 4월 대법원의 '불법 숙박영업' 판결로 폐업 위기에 놓인 '서비스드 레지던스'(호텔식 임대형 주거시설)의 구제방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정부가 27일 관계부처 합동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서비스산업 선진화 평가 및 향후 추진방안'을 논의하면서 서비스드 레지던스 등 기존 시설을 숙박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1년여간 끌어온 공중위생법에 일반숙박업과 체류형숙박업 등 숙박업을 구분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 마련이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가 장기간 이해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사안이어서 부처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서울시내 한 서비스드 레지던스 실내 모습

◇레지던스 업계, 변형·불법 영업중
대법원의 불법 영업 판결이 난 지 1년 넘도록 관계부처가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서비스드 레지던스 업계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변형·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A레지던스는 지난해 외국인 전용 숙박시설로 이용하던 160실을 전부 오피스텔 전·월세로 전환했다. 마포구 B레지던스도 개발·운영업체가 손을 떼면서 간판을 오피스텔로 바꾼 뒤 변형 영업을 하고 있다. 서초구 C레지던스는 한달 이상 숙박하는 손님에게만 방을 내주는 등 사실상 단기 숙박 영업은 하지 않고 있다.

계약자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양천구의 D레지던스는 여전히 부동산임대업으로 등록을 한채 단기 숙박 영업을 하고 있다.

레지던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 투숙객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매출이 대법원 판결 전보다 50% 이상 줄었다"며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오피스텔로 전환하자는 계약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관광호텔 건립보다 레지던스 규제 완화 더 시급"
서비스드 레지던스 업계는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업 손실, 계약자 민원 등으로 이미 30%에 달하는 레지던스가 영업을 중단했다는 것.

한국서비스드레지던스협회 관계자는 "법안 마련이 늦어지면서 영업을 중단하는 레지던스가 늘고 있다"며 "서울지역 레지던스가 모두 문을 닫으면 1일 기준 약 4000실에 달하는 저렴한 숙박시설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지구에 관관호텔을 짓는 것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이 아무리 저렴해도 서울이 아닌 경기도 숙소를 선호할 외국인 관광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2∼3일간 한국에 체류하는 관광객의 경우 서울 유명 관광지와 접근성이 좋은 숙박시설을 찾는 만큼 기존 도심 레지던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