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투맨' 마케팅…무차별 혜택보다 고객밀착 서비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1.04.27 10:40

[신용카드 질적경쟁시대]<3-1>은행서 분리한 카드사들 향후 전략

편집자주 | 1만원 미만을 카드로 결제해도 불편하지 않고 할인과 적립까지 되는 즐거운 세상입니다. 일각에서는 2003년 카드사태 재연을 우려하지만 그 때와는 시장과 소비자, 카드사가 모두 질적으로 다른 상황입니다. 이제 질적 경쟁 시대를 함께 일궈가야 할 때입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현재 카드시장이 이전과는 어떻게 다른지, 각 카드사들의 질적 경쟁력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신용카드, 질적 경쟁 시대를 연다'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고객에 대한 카드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무차별적으로 혜택을 주는 마케팅에서 벗어나 고객을 분석하고 필요한 혜택을 골라주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각사마다 그 회사만이 줄 수 있는 혜택 개발에 나섰다. 한마디로 '질적경쟁시대'다.

현재 전업계 카드사는 신한·KB국민·현대·삼성·롯데·하나SK·비씨카드 등 7개사다. 열손가락안에 다 꼽을 수 있는 정도지만 이들은 크게 은행계(신한·KB국민·하나SK·비씨카드)와 기업계(현대·삼성·롯데카드)로 나뉜다.

은행계라고 하더라고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는 통신사와 결합된 회사로 분리되고 특히 비씨카드는 신용카드 지불·결제 프로세싱 업체로 또 다르다.

기업계 역시 자동차(현대), 전자제품(삼성), 유통(롯데) 등 캡티브마켓(내부전속시장)이 전혀 다르다. 같은 전업계 카드사면서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르다는 것은 '질적경쟁'에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다.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색깔(강점)을 찾고 그 색깔에 맞는 고객을 찾으면 차별화가 되기 때문이다.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금융 캡티브마켓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주자다. 이들은 최근 정도영업 캠페인을 펼치며 양적경쟁을 지양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고객정보를 토대로 우량고객을 선별, '고객 밀착' 마케팅에 나셨다.

◇쉽게 모방할 수 없어야 '질적경쟁력'=신한카드는 2011년의 전략목표를 ‘고객중심 사업체제 전환을 통한 수익 창출력 강화’로 정했다.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무분별한 가격과 할인 경쟁을 지양하고 ‘가치’중심의 경쟁을 주도함으로써 차별적인 미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기존 기능과 상품 중심의 조직에서 고객지향적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고객군을 추리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카드사 뿐 아니라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고수익 우량회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우량고객에게는 그룹사가 공동 개발한 맞춤형 상품을 은행, 증권, 생명 등 각사에서 교차판매하는 방식으로 공동마케팅을 전개해 고객의 수익성을 함께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또한 ‘신한금융그룹 평생고객 모시기’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출산, 입학, 결혼, 취업, 상조 등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고객관리 및 차별적 마케팅 제공에 공을 쏟을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장기 고정고객도 늘리고 있다. 거의 연체 없이 매월 고정적으로 지불하는 통신요금, 아파트관리비의 자동이체를 비롯해 고객을 3년정도 붙잡아 둘 수 있는 선포인트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고객지향형 밀착마케팅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주로 여름휴가철에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관련 특전을 제공해 왔다면 이제는 신한은행 환전 고객을 대상으로 면세점 또는 해외여행시의 혜택을 준다.

또 골프를 실제 하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가능성이 높은 대상에게 무조건 마케팅을 펼치는 대신 생애 처음으로 골프업종을 이용한 고객에게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고객 밀착 마케팅은 급속도로 확산되는 스마트폰을 통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질적경쟁시대'에서는 무엇보다 타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무형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고객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마케팅 비용구조 및 예산관리 시스템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소멸포인트 기부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무형의 경쟁력이라고 보고 사회책임경영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카드론 급증으로 신용카드사들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문은 리스크 관리다. 신한카드는 수익과 리스크 간의 균형 잡힌 신용관리능력을 더욱 정교하게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예상되는 잠재 리스크를 사전 통제한다. 또 무조건적인 통제보다는 정교한 신용평가 및 관리능력에 따라 회원별 수익성 및 잠재가치를 고려해 한도를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카드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난 2009년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자체 브랜드 유어스(URS)의 확대 및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유어스'는 일본의 신용카드 국제 브랜드사인 JCB인터내셔널과 제휴해 만든 브랜드로 비자ㆍ마스터 등 해외 브랜드에 지출해야 하는 로열티를 획기적으로 줄인 카드다.

◇MS보다 내실경영으로 '실속'=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KB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 후 일관되게 질적경쟁을 내세우고 있다.

최 사장은 "무분별한 회원모집이나 퍼주기식 마케팅보다는 고객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질적경쟁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외형성장보다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경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직까지는 시장점유율(MS)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모습이다. KB국민카드의 MS는 지난 1분기에 미세하게나마 줄고 있는 상황.

KB국민카드는 개인신용카드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체크카드와 기업카드에 주목하고 이다. 특히 KB국민은행과 시너지를 가장 많이 낼수 있는 체크카드 시장만큼은 1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체크카드는 가계부채 경감을 위한 정부정책에 부응하면서 소득공제 혜택도 높아 고객의 선호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는 은행계 카드사로서의 강점인 체크카드 거래 프로세스와 다양한 금융혜택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KB국민은행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학생 전용 신개념 은행 점포인 '락스타 존(樂 star Zone)'을 통해 체크카드 고객을 선점하는 한편 국민은행을 거래하는 기업고객들에 대한 카드 마케팅도 강화해 금융그룹 차원의 시너지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체크카드는 전업계 카드시장의 M/S에는 반영되지 않으므로 KB국민카드가 전략적으로 체크카드시장을 확대할 경우 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체크카드는 생애 첫 신용카드 고객으로 이어주는 상품이기에 수익성이 적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품이다.

타사들이 쫓아올 수 없는 또하나의 경쟁력은 은행 영업점을 통한 연계 마케팅이다. 현재 KB국민카드는 은행 영업점을 통해 발급하는 신용카드의 수가 75%에 달할 정도로 밀착돼있다.

이를 상품과 서비스에도 연계시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기존에 물품구매에 한정되어 온 포인트 세이브 제도를 은행 대출에도 적용해 선지급 포인트로 대출받는 원금의 50만원까지 우선상환하는 금융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주로 소형 아파트와 대출금 5000만원 미만의 소액 담보대출에 많이 이용되는 등 서민의 가계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는 미래 모바일카드 고객을 위한 차별화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모바일과 금융을 결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유통, 전자 등 여타 업종과의 제휴를 확대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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