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간담회에는 시중은행 7개를 비롯 특수은행, 지방은행 행장 및 부행장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5분 후 송기진 광주은행장과 하춘수 대구은행장 등 지방은행장들이 나란히 들어섰다. 이어 김정태 하나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비슷한 시각에 도착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의장소로 올라갔다.
곧이어 민병덕 국민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 김한 전북은행장, 강만수 산업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줄줄이 도착하면서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은행장들은 하나같이 "어떤 사안에 대해 논의 할지 아직 듣지 못했다"며 말을 아끼는 기색이 역력했다. IT보안 사고로 물의를 빚은 농협 김태영 신용사업대표는 "(금감원장이) 오늘 좋은 얘기를 해주시지 않겠냐"며 "고객들에게 큰 빚을 져서 열심히 감독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회의시작 시각을 3분 남겨둔 7시 23분 은행회관 1층에 도착, 같은 시각에 온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과 함께 16층으로 향했다. 권 원장은 회의장으로 오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여부와 관련해 "아직 금융위원회와 협의가 안 됐다"고 말했다. "어제 방송에 금융당국의 얘기가 많이 나왔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회의장에 도착한 권 원장은 은행장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권 원장의 발언이 시작되자 은행장들이 일제히 경청하는 가운데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메모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편,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행장'자격으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강 행장은 권 원장의 바로 맞은편에 배석했으며 회의 시작 전까지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권 원장의 좌우로는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됐으며 일정이 다급한 일부 시중은행장들이 먼저 회의장에서 나오면서 회의가 막바지에 달했음을 알렸다. 은행장들은 회의가 끝난 후에도 이날 논의된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며 황급히 차에 올랐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부실 PF사업장에 대해 은행들이 협조를 잘 해보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김한 전북은행장은 "오늘 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회의장 분위기를 전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