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삼성전자 측은 당초 합작사 설립당시 양사가 맺은 기본조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양사가 일부 잉여 자본을 회수하면서 증권가 일각에서는 양사간 향후 추가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합작사인 에스엘시디(S-LCD) 주식 7억8000만주 가운데 1억2000만주(15.3846%)를 감자해 총 주식수를 6억6000만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감자로 에스엘시디 자본금은 3조9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문 관계자는 "감자는 삼성전자와 소니 양사가 2004년 합작해 에스엘시디를 설립할 당시 기본조건에 포함된 것"이라며 "운영자금 이상으로 현금이 확보되면서, 양사가 합의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자 이후 양사의 지분율(각각 50%) 변동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에스엘시디 자본금 가운데 감자로 줄어든 6000억원은 에스엘시디 내부유보금에서 3000억원씩 삼성전자와 소니에 지급될 예정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에스엘시디 현금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9470억원이 쌓여 자본 효율화를 위해 양사가 3000억원씩 현금을 나눠 갖는 것으로 본다"며 "소니가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일본 내수시장이 침체되면서 재무상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감자를 결정하게 된 요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스엘시디의 감자 결정을 두고 증권사와 LCD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소니 간 LCD 협력관계가 과거보다 느슨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소니가 재무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삼성전자 외에 대만과 중국 등으로 LCD 아웃소싱을 충분히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서 내린 결정"이라며 "때문에 이번 감자로 삼성전자와 소니 간 차기 LCD공장 공동투자 등 추가적인 협력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2004년 소니와 함께 에스엘시디를 건설한 후 7세대(7-1라인)와 8세대(8-1라인) 공장에서 40인치 이상 대형 TV용 LCD를 생산하고 있다. 에스엘시디는 자체 생산한 LCD를 삼성전자와 소니에 각각 50%씩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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